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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2월 06일에 쓴 글들

해변의 카프카

[ 2004-Feb-06, 23시 50분] [ Category : 책 읽은 척 하기 ] [ 엮인글수 : Comments Off ]

홀수 챕터(Chapter)는 1인칭 짝수 챕터는 3인칭 시점을 따르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가장 최근 장편 소설. 메이커(브랜드) 표기를 명확히 하고 소설 내내 음악이 함께하는 점, 그리고 조연들의 죽음들, 그리고 너무나 친절할만큼 상세한 섹스씬(Sex Scene) 묘사를 봤을 때 이 책은 누가 뭐라해도 하루키의 소설이다.

공전의 베스트셀러이자 20대의 최고 명작/걸작이라고 불리우는 상실의 시대보다 더 화려해진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실의 시대의 와타나베같은 독특한 말투를 가진 다무라 카프카의 말투가 다시금 유행되지 않을까? (아마도..)

1인칭과 3인칭은 소설 후반에 한 곳에서 만난다. 글을 읽는 다무라 카프카, 그리고 자신을 글로서 쓰는 사에키상, 글을 읽을 줄 모르는 나카타상이 만나는 것이다. 참 묘하고 진행하기 힘든 장면을 매끄럽게 써내려갔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키의 소설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다. 아니 정확히는 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는다. 이 책은 분명 재밌고 흥미로우며 매우 하루키스럽다. 정신 못차리고 쉴 새 없이 읽어갈 만큼 재밌었다. 하지만 지금 어디냐는 미도리의 말에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는 자문을 하는 상실의 시대의 엔딩에서의 그 무언가는 느낄 수 없었다. 남는게 있다면 나카다씨의 그림자의 농도(?)를 보는 시각이랄까.

태극기 휘날리며에 대한 단상

[ , 10시 30분] [ Category : 나른한 오후에 써봄직한 가벼움 ] [ 엮인글수 : Comments Off ]

어제 아침에 태극기 휘날리며를 봤다. 회사 입사하고 첫 출근을 극장으로 하게 된 셈. 한 번 봐서는 어떤 영화인지 판단을 할 수 없기에 가볍게 영화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했다.

느낀 점 그 첫번째. 예상과는 달리 관객의 성 비율이 남성보다 여성이 많았다. 젊은 여성들(10대 후반~20대 초반)이 유달리 많았다. 만일 그날 우리 회사 단체 관람이 아니었다면 여성이 더 많았을 듯.

느낀 점 그 두번째. 할아버지들도 간혹 보였다. 웃지도 울지도 않고 석고처럼 앉은 채 감상만 하시는 모습. 아니 어쩌면 그늘 진 주름에 눈물이 감춰졌는지도.

느낀 점 그 세번째. 영화를 받아들이는 자세나 감상이 남자와 여자가 다른 거 같다. 남자들은 전혀 웃지 않는 데서 여자들은 웃고, 남자들이 전혀 감성적 공감을 못하고 있는 곳에서 그녀들은 감성적 자극을 받더라. 형제애에 대한 이야기도 (얼핏 들은 여자들의 대화를 통한바로는) 서로 얘기하는 Scene 이 달랐다. 형제애와 전쟁에 대한 남녀의 생각의 차이가 아닐까 비약적으로 생각을 잠시 했었다.

느낀 점 그 네번째. 원빈은 여전히 똑같은 연기를 보여줬고, 장동건은 조금은 캐릭터를 표현하게 된 듯 싶다. 그런데 어째서 잠깐 등장한 최민식 행님의 이미지가 강렬히 머리에 남아있는 것이지?

느낀 점 그 다섯번째. 비행기 폭격 장면. 멋있긴했지만 좀 어색했다. 차라리 비행기의 모습은 얼핏 보여주고, 비행기 그림자에 이리 저리 쫓겨다니며 먹히지 않을 총알 난사하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비행기 Scene 을 더 전율적으로 보여주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래도 비행기 따로 공격 받는 땅과 사람 따로가 아니라서 볼 만하긴 했지만.

느낀 점 그 여섯번째. 어느 한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잘 맞는 영화라는 느낌. 카메라 기법이나 연출 등은 확실히 예전보다 발전했다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