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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7월 16일에 쓴 글들

KTF 매직엔스의 정규 일정 전승을 자축하며

[ 2005-Jul-16, 19시 06분] [ Category : 스타 크래프트 ] [ 엮인글수 : 2 ]

KTF에서 운영하는 프로게임단인 KTF 매직엔스(이하 KTF)가 2005 스카이 프로리그 1회전 정규 과정을 전승으로 마무리하며, 2004 스카이 프로리그 3회전 정규 과정에 이어 전승이라는 큰 기록을 남겼다. KTF 지지자로써 대단히 기쁘다.

이번 전승의 기쁨은 작년과는 남다른 점이 있다. 작년에는 스타크래프트계의 레알 마드리드라고 불리울 정도로 매우 화려한 선수진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그런 선수들로 전승을 해도 이상할게 없다는게 이쪽 사람들의 보편화된 시각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같지 않다. SKT T1의 실속있는 선수 영입으로 인해 게임단 전력 측면에서 봤을 때, 사실상 11개 구단 중 가장 강력하다는 평을 받은데다, 프로리그 전통의 강호 한빛 스타즈, 팀플의 이창훈과 개인전을 담당할 변은종 선수 영입으로 전력이 급상승한 삼성칸, 그리고 건실한 팀플과 이윤열, 이병민이라는 막강한 개인전 능력을 갖춘 팬택으로 인해 KTF의 호화로움과 구단 전력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상업성(스타성)으로 봤을 때 강민, 박정석, 조용호, 김정민, 홍진호, 변길섭으로 구성된 KTF가 여전히 최강이라 불리어도 아쉬울게 없지만, 이런 상업성도 성적이 따라주지 못하면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이래 저래 부담감이 커졌는데, 다른 팀의 전력도 커졌으니 어려움을 예상했었다.

KTF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은 2005 스카이 프로리그 1회전 10연승을 하는 동안 단 한번도 3:0 완승을 거둔 적이 없음에서 알 수 있다. 10번의 경기에서 3:2라는 힘겨운 승리가 6번, 3:1 승리가 4번으로 간간히 3:0 승리를 거두었다. 경기들도 정말 온갖 고생을 다해서 힘들게, 혹은 역전을 통해 승리를 한 경우가 많으니, 결과만 봤을 때 느껴지는 압도감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런 고생 끝에 얻은 10연승과 더불어 KTF라는 게임단(team)으로 뭉쳐진 느낌이 든 점도 기쁨이다. 작년까지는 KTF 게임단이라는 느낌보다는 KTF라는 이름으로 용병들이 잠시 모인 느낌이 강했다. 2004년에 많은 선수 영입으로 아직 조직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4 스카이 프로리그 3회전 결승에서 KOR에 우승을 내주고, Grand Final에서 조차 너무 빨리 탈락하면서 KTF는 한 게임단(team)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스토브 기간 이후 단결심은 더욱 강해져서, 이제는 그 어느 게임단 부럽지 않은 최고의 단결심을 보여주었다. 선수들이 서로에 대해 믿음을 갖고 함께 승리 공식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진정으로 KTF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내가 KTF 게임단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는 기분이 들게 하는 그 무엇. 그것은 바로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이 단결하는 모습이었다.

이제 KTF는 결승전에서 상대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초, 벌어진 결승에서는 못내 불안했지만 지금은 불안하지 않다. KTF 선수들이 서로를 믿듯이, 나 역시 KTF 매직엔스를 믿기 때문에.

근질 근질

[ , 15시 23분] [ Category : 나른한 오후에 써봄직한 가벼움 ] [ 엮인글수 : 5 ]

면허증을 따고, 합법의 범위에서 운전을 시작한지 4년만에 처음으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첫 사고가 불행 중 다행으로 제가 당한 사고군요. 적절한 합의금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습니다. 함께 차에 탄 마님은 원래 갖고 있던 디스크 증상이 이번 사고를 통해 더 안좋아져서 아직 입원 중이지만, 저는 몸 건강히 퇴원해서 관절 곳곳에 쳐진 거미줄 치우며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참으로 몸이 근질 근질하군요.

병원에서 밀린 책을 다 보려 했는데, 이게 참으로 원대한 계획이었던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집에서 낄낄대며 재미난 책을 보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참 지루하고 졸린 책이었는데 집에서 보니 막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으니, 참 신기합니다.

병원에 있다보니 원치 않게(?) TV를 많이 봤습니다. 심술이 꼬여서 그런지 거의 모든 상황에 대해서 ‘너무‘라는 꾸밈말(수식어)을 남발하는 방송인들의 언어 습관에 대해 배알이 꼬이더군요. 일반 사람들이야 습관이 되어 어쩌기 쉽지 않다손 치더라도, 바른 말을 사용해야하는 방송인들(아나운서건 기자건)이 너무 많아서 괜히 제가 불편하더군요.

제가 가끔 쓰는 말 중에 하나가 ‘착한 기획자’입니다. 성격이 착한지 착하지 않은지를 말하는게 아니라, 기획자가 책임져야 하는 도덕성의 한계를 살짝 돌려서 표현한 말입니다. 1997년, 그러니까 제가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일 때, 제 선배 게임 개발자분들과 나눈 얘기였는데, 아직은 게임이 놀이 문화 중에서도 미약한 존재이지만 나중에 놀이 문화를 넘어서 대중 문화로 자리를 잡았을 때 지금과 같은(1997년)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서는 게임이 사회 악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내용의 대화였습니다. 실제로 10년도 안되어 그런 세상이 되었지만, 제 주변 게임 기획자들 사이에서 ‘착한 게임 기획자’에 대한 토론이 아직 없군요. 이에 대해서 얼마 전에 상당히 긴 글을 썼는데, 마무리 할 자신이 없어 쪼그려 앉아 있습니다. 근질 근질.

장마가 막바지랍니다. 너무 습하고 더워서 불쾌감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얼마 안남은 장마, 건강히 보내세요. 몸 근질 근질하지 않게 여러 활동을 하시면서요. 후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