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008
M T W T F S S
« Jul   Sep »
 123
45678910
11121314151617
18192021222324
25262728293031

2008년 08월에 쓴 글들

눈썹 한 쪽 밀고 입산수도

[ 2008-Aug-23, 02시 13분] [ Category : 나른한 오후의 단상 ] [ 엮인글수 : 8 ]

현실, 위치, 익명, 모바일, 놀이, 소통.

이것들은 내가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쪽 일을 하고자 8년 넘게 해오던 게임 개발계를 떠나 인터넷 업계에 왔다. 인터넷에 깊은 관심을 가진 것이야 97년부터 였지만, 꿈과 생각을 구체화하고 고민과 탐구는 2003년부터 해왔다. 나 나름대로 다양하고 많은 생각을 했다고 여겼는데, 1년여 인터넷 업계에서 일을 해보니 무척 많이 부족하고 몽상 속에서 놀았다는 반성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 인정! 이번엔 너가 날 이겼다!

어떻게 버무리느냐에 따라 열매 모양새는 다를텐데, 나는 저 여섯 가지를 버무려서 메타버스로 틀을 잡았다. 그래도 밥벌이 하던 가닥은 게임 개발이어서 좀 더 게임에 가까운 꼴이긴 하지만, 네모, 세모, 동그라미라고 이름을 붙이듯 그 꼴에 적절한 이름을 붙이면 메타버스이다.

메타버스는 아니지만, 내가 관심 갖는 요소 중 몇 가지가 잘 어우러진 프로젝트를 얼마 전에 시도했다. 성공이나 실패를 논하기엔 너무 건방지고, 내가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논하는 것이 양심을 거스르지 않는 일이다. 고백하자면 난 턱없이 부족했다. 기초와 기본도 없이 너무 꿈만 좇았고, 결국 체력 부족은 물론 기술과 경험 부족으로 많은 민폐를 끼쳤다. 파랑 나비를 쫓아 팔 허우적대며 달릴 때는 몰랐는데, 숨이 차 잠시 주저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니 하늘이 까마득하다 못해 샛노래서 내가 꿈을 꿨는지 꿈이 나를 꿨는지 아리송 했다.

결국 이달 초에 눈썹 한 쪽 밀고 산에 들어가 기초부터 차근 차근 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다졌다. 약 80여일 정도 계획하고, 공부할거리를 추렸다. 벌써 30일 가까이 됐는데 계획했던 것 중 반 밖에 못했다. 원래는 지금쯤이면 C# 을 마쳐서 간단한 장난감 정도 만들고 있어야 하고, Javascript 도 계획했던 정도는 익혀서 머뭇거림이 없어야 하는데. 히히.

삶이 팍팍하여 밥벌이 하지 않고 입산수도로 가장한 산놀이 떠나기가 쉽진 않다. 매달 나가는 돈이 워낙 커서 아무리 입산수도 중이라 할 지라도 최소한으로 잡은 한 달 유지비를 채워야 한다. 입산 시작부터 삐걱대던 터라 어쩌면 10년 공부, 아니 11주 공부를 차마 채우지 못하고 산에서 내려와야 할 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을리가 없다. 낯은 웃고 있어도 혀는 비비 꼬여 말이 안나온다.

그래도 여기서 하산유혹을(?) 떨치지 못하면 나는 고작 이 정도로 멈출 것이다. 나는 이제 첫 번째 판 후반에 도달하여 우두머리(boss)와 벌일 결투를 앞두고 있는데, 여기서 발길을 돌리면, 그런다면, 어쩌면 나는 평생 두 번째 판으로 넘어가지도 못할 것이다. 으악, 싫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하여 얼마 전에 django 웹프로그래밍 강좌를 마쳤다. 그리고 새 연재물을 기획하고 있다. 한 개에서 두 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 이미 충분한 내공을 갖춰서 연재하려는 건 아니고, django 강좌에서 그랬듯이 공부하는 과정을 정리해서 잘난 척하며 글로 쓰려는 것이다. 앎은 나눌수록 무르익는다는 걸 잘 알기에, 그리고 공부 열심히 하고 있고 해야 한다는 채찍질을 사람들 보는 곳에 공개하는 걸로 대신하려는 것이다. 좀처럼 기획 관련된 이야기를 글로 안써왔는데, 이번에 그 굴레 아닌 굴레를 벗을 것 같다.

이런 글. 안써도 그만이고, 냉정히 말해 쓸 이유도 없다. 아무도 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이렇게 청승 떨듯 주절 주절 이야기 늘어놓는 건 담배 끊었다는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하고 다니듯이 나 자신에게 숙제를 내주기 위함이다. 통장엔 잔고 2000원 뿐인데 형광등은 나갔고 쌀은 떨어졌다. 미안하지만 이번 달은 전기세와 가스비는 밀려야겠다. 그래도 조금 더 이를 악물고 남은 입산수도 50여일을 채울 수 있도록 애쓰려 한다. 잘 됐으면 좋겠다. 사실 많이 힘들지만, 잘 됐으면 좋겠다.

프리젠테이션 젠. 착한 프리젠테이션을 하자.

[ 2008-Aug-04, 19시 17분] [ Category : 책 읽은 척 하기 ] [ 엮인글수 : 3 ]

의사소통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책이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어울리는 프리젠테이션이란 어떤 것인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 21쪽

프리젠테이션 젠

창업보육센터 사장단 모임이 있던 어느 날. 2주에 한 번씩 보육센터에 입주한 회사의 사장들이 모여 자사를 소개하고 핵심 제품이나 상품을 소개하는 자리이다. 이번 모임에선 나도 발표자이다. 창업 2년 차로 22살 사장이었던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프리젠테이션이라는 걸 하게 됐다.

그리고.
내 첫 프리젠테이션은 엉망진창이었다.

잘못된 프리젠테이션은 그 프리젠테이션을 들어야 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죄악이다. 잘못된 프리젠테이션은 못된 프리젠테이션이다. 못된 프리젠테이션에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은 두 가지. 졸거나 딴짓하거나.

“프리젠테이션 젠”은 단순히 예쁘거나 멋진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 만드는 법을 다루지 않는다. 프리젠테이션이라는 의사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청중이 오직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한 가지라도 기억한다면 다행이지만) 무엇이어야 하는가? — 75쪽

이 책은 프리젠테이션으로 소통을 준비할 때 우리가 잊기 쉬운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질문을 잊지 않게, 답을 찾고 그 답을 또렷하게 드러낼 수 있는 방법과 과정을 잡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 준비 : 아날로그식 기획으로 “이야기(스토리)”를 만들라. 그 이야기에 핵심을 담아라.
  • 디자인 : 단순함, 자연스러움, 우아함을 적용하라. 이야기 핵심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디자인을 하라.
  • 발표 : 완전히 몰입하라. 청중과 교감하라. 의사소통의 장애물을 제거하라.

참 쉽고 뻔한 얘기이다. 중요한 것은 대체 어떻게 저런 것들을 이룰 수 있는가인데, 바로 그 내용이 약 230여쪽에 걸쳐 감동스럽게 펼쳐져 있다.

파워포인트나 키노트 소프트웨어에서 기본 양식으로 제공하는 글머리 기호(bullet list)에서 탈출해야 한다. 이야기 흐름이 부족한 “짤방”같은 그림이나 사진으로 슬라이드를 채우며 있어보이는 슬라이드를 흉내내는 데서 탈출해야 한다. 진정 우리가 담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고 교감을 일으키는 소통을 할 수 있는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도움을 주고 있다.

글머리에 따온 이 책의 정의를 다시 확인해보자. 이 책은 과연 시대에 어울리는 프리젠테이션이란 어떤 것인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가? 그렇다.


매주 일요일에 나가는 학습 모임(스터디 모임)이 있다. 얼마 전에 끝난 주제는 “가상 창업”이었는데, 이 주제의 마지막 과정이 가상 창업의 사업거리를 발표하는 것이었다. 슬라이드 12장짜리 페차쿠차 형식으로 하는 발표였는데, 이때 내가 쓴 발표 문서를 PDF 파일로 첨부해본다.

원래 발표용 슬라이드여서 슬라이드 낱장 마다 설명문을 덧붙였다. 많이 부족하지만 예전 내 프리젠테이션 문서와 비교하면 큰 발전을 이뤘다. 이 책을 통해 발전을 이뤘기에 부끄럽지만 이 문서를 공개해본다.

Project 15cm 발표 문서 PDF 파일 내려 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