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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1월에 쓴 글들

새해가 열렸습니다.

[ 2009-Jan-26, 01시 59분] [ Category : Ego & Persona ] [ 엮인글수 : 2 ]

자정을 갓 넘겼을 때 밖에 나가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구름은 달빛 길 터주며 병풍처럼 흩어져있고, 달빛은 제 날을 알아보기라도 한 듯 설날에 맞게 나아갈 길 훤히 비춰주며, 별은 총총 막혀 길 잃지 않게 하늘 지도를 그려 놓았습니다. 그동안 많은 혼란과 어려움에 길을 찾지 못해 헤매고, 슬슬 지쳐 한숨을 내쉬고 있는 요즘, 저 하늘은 마치 제게 어디로 가야할 지 안내를 해주는 길라잡이 같습니다.

과거에 방황하며 헤매이다 스스로 삶을 마치려 남에게 폐끼치지 않을 괜찮은 장소를 찾던 적이 있습니다. 힘에 겨워 잘못된 생각을 가졌는데, 그 생각을 이겨내는 건 더 힘에 겨웠습니다. 주위에 힘을 보태줄 사람이 있었는데도 혼자 지고 가려해서 더 힘들었습니다.

상식과 비상식이 자리를 바꾸고, 새로 개척하고 있는 길 아래엔 어떤 쇠로도 깨뜨릴 수 없을 것 같은 큰 바윗돌이 묻혀있어 땅을 고르다 그만 손목을 삐어, 한동안 많이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좋은 분들을 뵈어 소중한 말씀을 들었고 긴 혼란과 방황을 빠르게, 하지만 서둘지 않고 차근 차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정체성에 대한 방황. 심장을 꿰뚫어 나를 죽일 것만 같던 그 가시는 저 자신을 다시 바라보고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심장 속에 고인 파랗게 죽어있던 피를 빼내고, 손끝, 발끝에 내몰려있던 제 몸에 맞는 붉은 피를 찾아 심장으로 끌어온 계기였습니다.

새해가 열렸습니다. 그간 저 자신을 찾지 못했기에, 지금 살고 있고 생각을 하고 있는 내가 나 자신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았기에, 제 자신을 찾아 들숨과 날숨으로 시간 사이를 사는 이 순간이 참으로 새롭습니다. 마침 설날 밤하늘도 길을 밝혀주네요.

올해엔 좋은 일 가득 이끌어내고 만들어낼 것 같습니다. 여러분께도 좋은 일 가득하고 행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상식이 중요한 이유.

[ 2009-Jan-11, 01시 05분] [ Category : 생각 잡기 ] [ 엮인글수 : 2 ]

첫 번째 전제

나는 아직 미성숙하다. 한참 멀었다. 취향과 성향은 있어도 주관과 철학은 부족하다. 그래서 내 철학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다. 그런 탓에 판단을 내려야 할 때 내 철학보다는 대다수 사람이 으레 내릴만한 판단을 따른다. 다른 사람들이 이런 판단을 내리는 근거는 무엇일까. 대체로 사람들이 그런 근거를 내린 이미 알고 있는 보편타당한 지식은 무엇일까. 이런 고민을 하여 답을 내고 그 답을 따른다. 이렇게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할 지식을 상식이라고 한다.

내가 대단히 합리성 있으며 올곧으며 바르고, 설령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없더라도 참을 좇아 제대로 된 인식 속에서 끄집어낸 가치관과 생각을 꺼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어설프게 애먼 헛소리 할 바엔 상식을 따르는 것이 낫다. 그러면 상식을 따르는 사람들에게서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두 번째 전제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이 상식이다. 그렇다는 말은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생각은 누구를 만나든 대체로 수용된다고 볼 수 있다. 1 더하기 1은 2는 상식이어서 누구에게 말을 해도 대체로 먹히지만, 코사인 5는 상식이 아니므로 보통은 옳고 그르고 할 것 없이 말 자체가 먹히지 않는다.

사기를 치면 된다. 자신의 힘을 키우기 위해 다른 이의 입을 짓밟아서는 된다. 하고 싶은 걸 하려고 거짓 근거를 제시하며 선동해서는 된다. 공공재를 개인이 자신의 것인양 해처먹으면 된다. 남의 권리와 자유를 함부러 침해하고 해쳐서는 된다.

이와 같은 것들은 상식이라 할 수 있다.

상식과 비상식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 즉, 비상식이 가득한 사회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되려 비상식이 된다. 내 철학이 못미더어 상식이 기대어 판단을 내렸는데, 그 판단이 사회에서 비상식이 되면

  • 그 사람이 분노에 빠지든지
  • 인지부조화에 빠져 상식과 비상식 사이에서 일관성을 찾지 못해 돌아이가 되든지
  • 비상식을 상식처럼 받아들여 비상식이 사회에 더 만연하게 하는 데 일조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 사람이 한참 배움을 좇거나 아직 가치관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을수록 이런 문제가 생길 여지가 크다.

2008년부터 우리 사회는 상식과 비상식이 서로 자리를 바꾸는 큰 전환 과정을 거치고 있다. 경제 가치가 다른 모든 가치를 압살하는 것이 상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람들이 알고 있던 보편타당한 지식과 질서, 규칙이 뒤엎어져 꺾이고, 현재 비상식이었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상식이었던 것을 말하는 사람이 비상식으로 몰리기 시작한다.

상식이 중요한 이유. 그리고 무엇인지가 중요한 이유

상식을 말할 때, 그 시기와 사회에서 통용되는 상식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다른 여러 사회를 보나 역사에 비추어보나 몇 년 전 사회에 맞춰보나, 지극히 상식인 것이 오늘날 비상식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나나 당신을 바보, 멍청이, 병신, 비사회형 사람, 비주류로 만들거나 개념 가득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그 사회에 통용되는 상식이다.

그 사회가 다른 세력에 짓밟혀도 지켜내야 할 값진 보물같은 가치관이 있고, 그것이 도덕에 비추어 상식이 되었다면 그 상식에 내 판단을 맡길 수 있다. 즉, 내 미성숙함에 기대는 대신 상식에 기대어 판단을 내려도 좋다.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입을 다물든지, 아니면 사회를 채우며 상식으로 자리 잡아가는 비상식을 깨뜨리러 짱돌을 들고 뛰쳐나가 내던지는 것이 낫다. 감이 안 온다면 앞서 언급한 상식에서 “안”을 뺀 문장을 상식이라고 해보자.

사기를 치면 된다. 자신의 힘을 키우기 위해 다른 이의 입을 짓밟으면 된다. 하고 싶은 걸 하려고 거짓 근거를 제시하며 선동하면 된다. 공공재를 개인이 자신의 것인양 해처먹으면 된다. 남의 권리와 자유를 함부러 침해하고 해쳐도 된다.

끔찍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