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족들의 필수 요소
[ 2004년 10월 10일, 13시 54분] [ 글 갈래 : 생각 잡기 ]
얼마 전에 애인이랑 마포구에 있는 선유도 공원에 다녀왔다. 그럭 저럭 넓기는 한데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이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 그러다 쉴 수 있는 곳을 발견하여 그곳에서 해가 뉘엿 뉘엿해질 때까지 쉬기로 했다.
햇볕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앉아있던 자리에는 머리 위로 낙엽 조형물이 벽에 매달려있었다. 녹슨 철로 낙엽들을 만들었는데 거리를 두고 보면 그럭 저럭 낙엽처럼 보이는 그런 것이었다. 이쁘거나 아름답거나 화려하진 않았지만 아무데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눈여겨 볼만은 했다.
선유도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디지털 카메라를 가진 사람도 많았다. 그리고 그들 상당 수는 한결같이 무례했다. 우리가 앉아있는 의자 위에 걸려있는 낙엽 조형물을 찍기 위해 너무나 당연하게 카메라를 우리쪽으로 들어댔다. 그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 우리를 찍기 위함은 아니겠지만 조용히 책을 읽으며 일요일 휴식을 즐기고 있는 우리는 카메라 인기척을 느낄 때마다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닌가.
출사를 나온 단체는 가관이었다. 아예 특정 공간에 자리를 잡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통에 공원을 산책하려는 사람들은 공간을 빼앗긴채 불편을 겪고 있었다. 디카 나고 사람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서로가 배려해줘야 한다. 누군가 사진을 찍으려한다면 그 사람이 사진을 찍는 잠깐의 시간은 방해하지 말고 좋은 사진 찍도록 도와줘야할 것이다. 사진 찍는 이들은 다른 사람의 휴식을 방해하지 말고 조심히 사진을 찍어야할 것이다.
그러나 선유도 공원의 그 많은 디카족들은 흡사 파파라치같았다. 다른 사람이 있건 말건 일단 카메라부터 들어대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당당함이 느껴졌다. 사진 찍히기 싫으면 알아서 피하라는 식의 안하무인 행동에 기분이 많이 상하였다.
디카. 기능이나 성능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찍는 사람의 마음과 타인에 대한 배려이다.
덧쓰기 : 카메라가 아닌 디카에만 이렇게 편향적인 비판을 하는 이유?필름 카메라 가진 사람 중에서 그런 무례를 범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하였달까? 역시 문제는 디카 들고 다니며 닥치는 대로 사진을 찍어대는 젊은이였다. 그만큼 필카보다 사진 찍는 것이 부담 없어서일까? 이런 무례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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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사진을 배울 예정인데 정말 좋은 글과 좋은 충고가 된 거 같습니다.
comment at 2004/10/10
동의 합니다.
comment at 2004/10/10
초기 디카 유저로서..
많은 반성을 할수 있는 글이였습니다.
지금은 사진찍는 사람이 너무많아서 더이상 찍지 않습니다.
comment at 2004/10/11
'퍼포먼스' 가 중요한 것이군요 ( '')
comment at 2004/10/11
디카가 사진을 찍을 때에 부담이 없는 것은 사실이죠.
그것을 이용해서 찍은 사진이 지금 하드디스크에 수북히~~~~
comment at 2004/10/11
ㅎㅎ 맞는말이네요. 저도 디카 사고싶은데 막상사고 나면 찍을게 없을거 같아요
comment at 2004/10/11
퍼포먼스가 중요하다.. 맞는 말인듯해요;;
저 같은 경우는 카메라를 꺼내드는 행동부터가 어색해서
잘 가져가지도 않지만 꺼내들질 않거든요.
꺼내들었어도 찍는다기 보다 찍어대기가 왠지 민망해서…
comment at 2004/10/11
맞아요.
n모사의 CxxxxPxx 9X5의 경우 회전과 접사는 매력만점!!!
(잠시 팔불출 모드ㆀ
참고로 360도는 아니고 270도 정도)
필름에서 디지털 메모리로 넘어오면서 사진이 쉬워진 것은 좋지만 너무 가벼워진 부분도 없지 않은 것 같아요. 저 같은 사람은 앰브로시아님처럼 혼자 머슥해서 카메라도 못 꺼내들고 "아아, 찍어야 하는데 찍어야 하는데"라고만 하긴 하지만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이미는 문화는 확실히 무례한 구석이 없지 않죠.(디X의 영향으로 이른바 이슈를 포착하고 거기에 따른 조회수와 댓글에 연연하는 부분도 없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요)
comment at 2004/10/11
닥차일드님/ 찍는 사람의 퍼포먼스! (하하)
naruter님/ 닉네임 이쁘군요. 나루터. 동의 고맙습니다~
mylook님/ 전 디카는 없지만 가끔 주변 사람이 들고 있으면 저 자신만 찍어대지요. 타인을 찍는 것은 아니지만 셀프질을 해대는 제 모습은 어쩌면 민폐일지도 모르지요. 흐흐.
Nera님/ 퍼포먼스라면 역시 캐논 광고 모델들!
트러블슈터님/ 셀프질도 부담이 없긴 하더군요. 흐흣~~
mara님/ 전 접사와 셀프만으로도 한 1년은 즐거울 듯 싶습니다. 접사는 잘 찍는 건 아니고 남들이 사물을 못알아보게 찍지요. 그걸로 만족하고~
앰브로시아님/ 올림푸스 디카 광고의 전지현처럼 자세를 잡아보아요~
nol2ter님/ 오호. 이분도 닉네임 이쁘시네. 놀이터. 디씨인사이드의 영향도 분명 크다고 저 역시 생각하며 동의합니다.
comment at 2004/10/11
난 소심해서 아무한테나 들이대질 못 해.. ㅡㅡ;;
사진을 찍을 때 초첨 거리나 화각 때문에 피사체와 거리가 필요한 경우 가능하면 주위를 둘러보고 지나는 사람이 없는 경우 찍는데 셔터를 누르는 순간 카메라 앞으로 지나가버리는 안하무인인 사람들도 많지..
그래도 피해주거나 잠시 기다려 주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한날군은 여자친구가 이뻐서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이댔다고 생각하라구.. ㅋㅋ
자연스러운 사진을 얻으려면 몰카도 가끔 필요하니까..
물론 찍고 난 후에라도 본인에게 양해를 구해야하지만…
comment at 2004/10/11
전 퍼포먼스 부족으로 방사진만 찍어대고 있습니다. 크윽..
comment at 2004/10/11
전 최대한 모르게 사진 찍느라고 ^^;;
왠지 사진을 찍으면 미안한 감이 생기더라고요…
오랫동안 타지에서 사진을 찍는다면 그들의 삶과 함께 사진 찍는 것도 스며들기에 별 상관은 없는 듯 하지만.
그렇게 공공의 장소에서 막 찍으면 좀 그렇죠??
comment at 2004/10/11
아무래도 사람이 많아 지면 문제가 많이 생기죠 예전 필카때는 사진이란 취미 무척 비싼 종류의 것이었으니까요
부작용이 많아 지긴 했지만 기회의 평등이란 면에선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디카유저들의 자체 정화가 필요한 싯점인거 같네요..
comment at 2004/10/11
지아/ 울 애인님 몰카는 나로 충분해. 히히
스티치님/ 하하하~~ 연마하셔서 물구나무 퍼포먼스라도 성공해보시면 DC의 '대세'가 되지 않을까요.
바람노래님/ 양해를 구한다면 자리를 피해줄텐데 왜 그리 쉬운 말 한 마디 못하는건지, 원. ^^;
초하류님/ 맞습니다. 지나치게 빠른 대중화로 인해 디카 문화의 예의와 예절의 보급이 미처 따라잡지 못한 거라 생각합니다. 디카의 초창기라고 할 수 있는 98~2000년만 하더라도 그런 일이 거의 없었거든요.
물론 그만큼 (말씀하신대로)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진 점에 대해서는 저 역시 큰 의미를 둡니다. 저같은 촌놈이 디카로 셀프질을 하게 될 지 생각이나 해봤겠습니까. 하하.
다만, 디카의 대중화로 즐거운 기회를 얻게된만큼 그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과 조심스러움이 더욱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말씀하신 '자체 정화' 말입니다.
그러고보니 초하류님의 말씀을 그대로 하면서 뭐가 이리 말을 길게 쓴건지 ^^;
comment at 2004/10/11
출사 대회인가 뭔가 하는겄도 우연히 구경해본적 있거든요..
이거 너무 개그였어요 ㅋㅋㅋ
comment at 2004/10/11
아~ 사진 찍히면 영혼을 빼앗긴다니깐~ 우리 조상님들이 그랬어어~ㅋㅋㅋㅋ
comment at 2004/10/11
mylook님/ ㅇㅅㅇ??? 어떤 개그였나요~ 트랙백으로 자세한 이야기 부탁드릴께요~
덧쓰기 : 비데 마음에 드시나봐요. 수줍. 영 간질 간질한게 조금 부담스럽던데. 흐흣~
김영감님/ 하아. 요즘 셀프를 많이 찍어서 그런가. 확실히 최근의 제 체력과 영혼력(力)이 예전같지 않습니다, 그려.ㅜ.ㅜ
comment at 200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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