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잘해야 외국어도 잘한다.

[ 2005년 10월 19일, 14시 29분] [ 글 갈래 : 나른한 오후에 써봄직한 가벼움 ]

다른 나라 말을 공부하다보면 내가 우리 말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pray 라는 단어를 몰라서 영어 사전에서 이 단어 뜻을 찾아보면

GOD to speak to a god in order to show your feelings or to ask for something

출처 : Cambridge Dictionaries Online

이런 뜻풀이를 접하게 된다. 영어로 된 문장 자체는 이해했지만 이걸 우리 말로 무어라 표현할지 난감한 경우가 간혹 있다. 머리 속에 “아아~ 신이시여~~~ T_T” 이런 모습이 그려지는데, 이걸 우리 말로 무어라 하는 지 헤매는 상황이다. 물론, “아아~ 신이시여~~~ T_T” 이런 걸 pray라고 이해하면 끝이지만, 우리 말로 풀어써야 할 때는 상당히 난감하다. (참고로 말하자면 pray는 우리 말로 ‘기도하다’는 말이다)

영어에 익숙해질수록 우리 말부터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종종한다. 우리 말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르면서 영어 단어 외우고 수동태니 to부정사니 that절이니 하는 영어 문법을 외우던 내 학창 시절이 부끄럽다. 내가 그동안 영어를 비롯해 외국어를 못했던 건 우리 말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요즘엔 우리 말을 제대로 익히기 상당히 어렵다. 번역체로 가득한 책들과 정확한 의미를 불분명한 의미로 만드는 ‘~적(일반적, 비교적 등등)’이라는 표현,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 말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너무, 바라요 등등) 너무 많기 때문이다. 국어 교과서나 참고서 조차 잘못 쓰고 있는 표현이 참 많다. 나도 한몫하고 있고.

김성동님의 책들을 읽다보면 익숙치 않은 표현들이 종종 나와 당황스럽다. 당황하는 내 모습에 다시 당황한다. 그리고 우리 말을 잘해야 외국어도 잘한다는 당연한 이치를 이제사 이해한 상황에 또 다시 당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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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의 댓글과 엮인글이 있습니다.

  1. stan:

    자주 들려보는 곳인데 글은 처음 남깁니다.

    당연한 이치인데도 아예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 알면서도 망각하거나 귀찮아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전 후자에 속합니다.
    전자이든 후자이든 우리말 공부에 게을리 하다보면 결국 뭔가 말하고자 할 때 외국어 단어가 떠오르면 외국어 단어를 쓰고 한국어 단어가 떠오르면 한국어 단어를 쓰게 되기 때문에 결국은 “외국어도 못하고 한국어도 못하는” 이른바 “alingual”이 되버리고 말죠.


    comment at 2005/10/19
  2. yser:

    http://urimal.cs.pusan.ac.kr/urimal_new/

    우리말 배움터에서 하나씩 배워 나갑시다. ^^


    comment at 2005/10/20
  3. camino:

    동감입니다. 그리고 오래전에 조금 비슷한 이야기를 쓴 것이 있어 트랙백 걸어 둡니다. ^^


    comment at 2005/10/20
  4. camino, a blog:

    번역이 쉽다?

    臾댁


    trackback at 2005/10/20 이 의견은 엮인글(Trackback)이며, 모든 내용을 읽으시려면 이곳을 누르세요.
  5. 한날:

    stan님/ 외국어도 못하고 우리 말도 못한다라. 무서운 지적입니다. @_@
    .
    yser님/ 필수죠~
    .
    camino님/ 일본 말 공부할 때 듣던 말 중 하나가 초중반은 쉽지만 그 이후는 무척 어렵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이유를 camino님께서 아주 자세히 말씀해주셨군요. :D
    (블로그 껍데기는 언제 바꾸신 건가요~ 배신이야 배신~)


    comment at 2005/10/20
  6. yser:

    전 가끔 우리나라 말 표현이 생각 안나서 당황할 때가 있습니다.
    몇 년 전에도 마약이라는 단어가 안떠오르고 ‘마’ 까지만 생각이 나서 이게 뭔지 몰라 속을 태웠는데요.
    마술, 마법, 마귀 이런 단어를 떠올리는 건 되는데도 마약이 안떠오르더군요. 머리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단어의 형체는 나오는데 단어가 안나오는… 희한한 상태를 몇 번 접했습니다.

    단순히 외국어를 많이 접하다보니 생긴 증상은 아닌 듯 하지만, 관계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닌 듯 하더군요.
    책을 많이 읽으면 어휘가 풍부해진다던데..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어릴 때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소설 많이 읽는다고 어휘가 풍부해지는 건 아닐지도.


    comment at 2005/10/21
  7. 띠용:

    거럼요~! 지당하신 말씀.
    예전에 영어를 제일 처음 배울때는 단어만 무조건 외웠고 그 다음에는 해석이었는데,(다들 그러실듯)머릿속에서는 완벽하게 알고 있는 해석을 우리나라 말로 풀어낼때는 아주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었답니다. 처음에 볼때는 그럴듯했던 해석이 나중에 알고보면 기가막히도록 어이없는 해석이 되어버렸으니까요.ㅋㅋㅋ


    comment at 2005/10/23
  8. yser:

    요즘 이상하게 눈에 많이 띄는게.. ‘그닥’ 이라는 표현이더군요.
    ‘그다지’ 가 맞을테고, 그닥이라는 말은 없더군요.
    .
    이게 왜, 언제부터 잘못되었는지 알 수가 없는데 아마도 블로그에서 누군가가 잘못 쓰던게 유행처럼 번진 것 같습니다. 혹시 유래에 대해서 아시나요?
    .
    굉장히 눈에 거슬려보이던데 저만 그런건지 모르겠습니다.
    줄여서 쓰는 기분이 이해 안되는 건 아니지만, 이건 통신어체보다 더 문제되는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거부감도 없이 그냥 번져나가는 잘못된 맞춤법이라니.. 무섭군요. -_-;
    도대체 왜 그닥이라고 쓰는지 누가 좀 알려줘요 orz


    comment at 2005/11/08
  9. 전파 발전소:

    아름다운 한글, 올바른 맞춤법을 씁시다.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자주 틀리는 맞춤법이 보입니다.
    저는 그런 걸 볼때마다 정중히 지적해주고픈 욕구가 치솟습니다. 하지만 서로 잘 알지 못하거나, 잘 안다 하더라도 자칫 기분 상…


    trackback at 2005/11/13 이 의견은 엮인글(Trackback)이며, 모든 내용을 읽으시려면 이곳을 누르세요.
  10. 노바리의 파파러웨이 황무지:

    인터넷 연결

    0. 한달에 이만원이 넘는 비용과 글쓰기에도 별로 집착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상황 때문에 장기적으로 그냥 피씨방을 사용하려 했건만, 번역일을 병행하게 되면서 결국 인터넷을 연결했…


    trackback at 2005/11/13 이 의견은 엮인글(Trackback)이며, 모든 내용을 읽으시려면 이곳을 누르세요.
  11. 이호연:

    OTL


    comment at 2006/10/08

댓글을 남기시면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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