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우편 쓰기 도움말

[ 2008년 11월 01일, 13시 01분] [ 글 갈래 : 잘난 척 하기 ]

들어가며

예전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는데, 전자우편(email, 이메일)을 메신저 수준으로 쓰면서, 아니, 지금은 메신저보다 전자우편에 더 비중을 두다보니 전자우편을 보낼 때 여러 가지를 신경 쓴다. 틀(양식)이나 수신할 사람 지정 등이 그렇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신청자에 한해 매달 사내 직원 교육을 했었는데, 한 번은 주제가 비즈니스 이메일(업무 전자우편)이었다. 그때 들었던 내용나 인터넷을 통해 이리 저리 접한 자료, 그리고 내 경험을 정리해서 공유해본다.

제목

종이 편지와 다른 점 중 하나는 바로 제목이다. 종이 편지를 쓸 때는 대체로 제목을 쓰지 않지만, 전자우편은 기본 항목이나 마찬가지이다.

전자우편 제목은 내용에 대한 주제여야 한다. 대체로 제목에 인사말을 넣는 실수가 많다. “안녕하세요, 누구님. 한날이라고 합니다” 라고 쓰는 것이다. 전자우편 보내는 목적이 인사나 안부를 묻는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제목엔 전자우편을 보내는 목적(주제)을 담아야 한다. 예의 없어 보이는 것 같아서 제목부터 공손히 인사하려는 애틋한 마음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나, 이런 전자우편은 “안녕하세요. 좋은 투자 정보가 있어 연락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날아오는 광고 전자우편(스팸 메일) 취급 받기 쉽다.

본문

전자우편 본문은 단락 세 개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실제로 대다수 전자우편 도구(software)나 웹서비스에서 전자우편을 열어보면 단락 세 개 정도가 한 화면에 잘 보인다. 물론, 한 단락당 문장이 3~5줄이다.

첫 번째 단락은 짧은 인사말과 함께 본론, 즉 전자우편을 보내는 목적(주제)을 쓴다.

안녕하세요, XXX님. 한날입니다.

며칠 전에 전화통화로 간단히 얘기 나눴던 책 후원에 대해 보다 자세한 계획서/제안서를 보내 드리며, 간단하게 소개를 해봅니다. 검토 후 답장을 바랍니다.참고 1)

두 번째 단락은 주제에 대한 설명을 쓴다.

저는 기술 전문 서적이 아니라면 한 달에 책을 여섯 권 읽습니다. 가끔 다른 일이 생겨 느리게 읽는 경우도 있으니 일주일에 한 권이 안정감 있는 양이며, 서평을 쓰면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추천 서평으로 뽑힙니다. 또한, 매주 토요일에 모여 책을 읽는 독서 모임도 운영하고 있어 후원 효과도 높일 여지가 있습니다.

세 번째 단락에선 전자우편을 마무리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한 문서에 있습니다. 그럼 답장을 부탁하며,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상황을 가상으로 만든데다 다소 딱딱한 내용이라서 어색하기 그지없다. -_-;

이런 구조가 정답은 아니다. 전자우편은 종이편지보다 소통/교류 빈도가 높기 때문에, 더 간단하게 쓸 수도 있다. 더욱이 잘 받았다는 식으로 확인 통보를 하는 것이라면 한 문장으로도 본문을 쓸 수 있다. 심지어 제목에 할 말을 다 썼으니 본문은 쓰지 않는, 일명 “냉무(내용없음)” 신공을 발휘하기도 한다. 같은 조직 안에서 소통 효율이 중시될 때 보통 그렇다.

다만, 중요한 것은 본론이나 목적, 주제를 앞에(위에) 쓰느 게 좋다는 건 변치 않는다.

본문 글꼴

본문 글꼴은 컴퓨터 모니터에서 깔끔하게 보이는 것이 좋다. 가장 흔히 쓰이는 글꼴은 굴림체이며, 영문 전자우편이라면 Arial 이나 Sans serif 를 많이 쓴다고 한다. 크기는 10~12 픽셀이/포인트를 권장하는데, 전자우편 도구나 서비스마다 단위가 다르다. 그냥 마음 편하게 전자우편 서비스나 도구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글씨 크기라고 보면 된다.

가끔 필기체 느낌이 나거나 바탕체, 궁서체 같은 글꼴을 쓰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글꼴들은 컴퓨터 모니터에서 읽기 안좋으므로 안쓰는 게 낫다. 물론, 종이로 인쇄해보면 괜찮은 글꼴이지만, 사람들 대다수는 전자우편을 일일이 종이로 인쇄해서 읽지 않는다.

영문 전자우편을 쓸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강조 표시이다.

  • 굵게 표시
  • 색깔(보통은 빨간색)
  • 대문자

영문에서 강조를 할 때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쓴다. 근데 말을 아주 강조한답시고 위 세 개 중 몇 개를 조합하는 경우가 있는데, 영문권 사람들이 이런 강조 표시를 보면 “아, 대단히 중요한가 보구나”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뭐, 이런 무례한 사람이 있담? 어디다 대고 고함질이야” 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귀에다 “중요한 말이니까 귀 열고 내 말 좀 처들으라고!!!!!!!!!!!!!” 라고 외치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러니 위 세 개 중 하나만으로 강조하는 것이 좋다.

수신자, 참조, 숨은참조

의외로 수신자(TO), 참조(CC), 숨은참조(BCC)를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수신자(to)는 이름 그대로 내가 전자우편을 보내려는 대상, 즉 꼭 읽어야 하는 사람이다.

참조(CC : Carbon Copy)는 전자우편을 참조해서 받을 대상이다.

숨은참조(BCC : Blind Carbon Copy)는 참조자로 전자우편을 받되, 수신자와 참조자들은 알 수 없게 감추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총무팀 중 사무용품 구매 담당자에게 사무용품 구매를 물어본다고 하자. 이 경우, 수신자는 구매 담당자이다. 그리고 총무팀 팀장도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면 참조자로 넣는다. 총무팀장에게 물어보는 것이라면 그도 수신자로 넣어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참조자로 넣는다. 그런데 구매 담당자와 총무팀장이 자꾸 내 전자우편을 못본 척 무시하기 일쑤이다. 그래서 우리 팀장이 이 상황을 몰래 지켜볼 수 있게 하고 싶다면, 우리 팀장을 숨은참조(BCC)에 넣는다. 보낸이와 수신자와 참조자는 받은 전자우편 내용에 그 전자우편을 받는 사람들이 나타나지만, 숨은참조자는 이들에게 나타나지 않는다.

예전에 공동구매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공동구매 참여자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서 공동구매 공지 전자우편을 보낼 때 수신자는 나 자신으로 하고, 공동구매 참여자들은 전부 숨은참조로 해서 보냈다. 이러면 전자우편 받는 사람은 나만 나타나기 때문에 익명이 보장된다. (뭐 이상한 걸 공동구매한 것도 아니었다. -_-; )

답장과 전체답장, 전달

답장은 전자우편을 보낸 사람에게만 답장 전자우편을 보내는 것이다. 전체답장은 해당 전자우편을 받는 모든 사람, 그러니까 수신자(to), 참조자(CC) 모두에게 답장을 하는 것이다. 숨은참조자는 받지 않는다.

답장을 하면 대체로 제목 글머리에 Re 라는 낱말이 붙는다. Re: 나 [Re:] 이런 식이다.인데, 이는 Reply 를 줄인 말로써Reply 줄임말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참고 1). 보통은 전자우편 답장을 나타내는 관례로 쓴다.

업무로 전자우편을 주고 받을 때는 대체로 “전체답장”을 누를 때가 많다. 그래서 수신자와 참조자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서 받는 사람은 자신한테 보낸 것인지, 참조하라고 보낸 것인지 혼란을 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을 수신자로 넣은 전자우편 위주로 읽기도 하는데, 무심코 전체답장을 눌러서 전자우편을 받아야 할 사람이 읽지 않고 놓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실제 겪은 일이다). 그러므로 전체답장으로 전자우편을 보낼 때 수신자와 참조자를 구분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수신자와 참조자를 구분하지 않고, 그냥 “전체답장” 단추를 눌러 전자우편을 보낸다. 사실 나도 그렇다. 그러므로 전자우편 본문에 수신자와 참조자를 따로 언급해주면 좋다.

  • 필독 : 한날, 개똥이
  • 참조 : 아니마

이런 식으로 말이다.

전달(Forward)은 말 그대로 보냈거나 받은 전자우편을 다른 이에게 그대로 전달(Forward)하는 것이다. 전달하는 전자우편은 그 본문이 인용문처럼 들어가며, 글머리엔 Fwd: 라는 낱말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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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댓글과 엮인글이 있습니다.

  1. 띠용:

    전 메일 제목을 XX야! 이렇게 보내거나 혹은 a, 메롱 이런식으로 쓰고, 내용은 정말 길게 써요.ㅋㅋㅋ
    뭐 업무적으로 보내는건 한날님 말씀처럼 쓰는게 정석인듯하구요^^


    comment at 2008/11/01
  2. 겐도:

    본문 첫단락에 대해 좀 언급할 까 합니다. Action Item(할 일)이 세번째에 나오고 처음에는 단순히 읽어보라는 식인데 가능하면 첫 단락에서 모든 상황을 정리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들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업무와 관련된 많은 이메일을 주고 받습니다. 반대로 한 메일당 쓸 수 있는 시간이 평균 몇초에 지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첫 단락에서 사실상 이 메일을 검토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정보를 확실히 해야 합니다. “한번 읽어 보세요”라고 적힌 메일은 다음에 시간나면 읽어보지 식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결국 위의 예에서도 마지막에 답장을 달라고 하지만 그 부분은 노칠 수 있는 것이죠. 메일 하나만 보면, 대충 읽는 다면 밤새 날라온 수백통의 메일 가운데 있다면 실수로든 어떻게든 처음만 보고 넘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눈 깜빡 하는 사이에 보는 사람이 이 메일의 중요도와 메일의 쓰레드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 문단에서 목적 혹은 주제를 기술함이 기본이겠지만 반드시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은 받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매우 중요한 경우라고 판단되어 제목에까지 [검토후 답장요망] 식으로 적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대놓고 요구하는 것을 자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서로의 시간을 절약하고 (적어도 보내는 사람에게) 중요한 작업이 무시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Action Item이 처음부터 명확히 기술 될 필요가 있습니다.


    comment at 2008/11/01
  3. 한날:

    # 띠용님/ 사실 저도 글은 이렇게 써도 저렇게 안쓰는 때가 많아요. 하핫. 메신저처럼 쓰는 경우도 많고요. ㅜㅜ
    .
    # 겐도님/ 제 예제에 지적하신 점에 대해 동의합니다. :) 쓰고보니 답장을 요구한다는 내용도 첫 단락에 넣어야 하네요. 냅두고 겐도님 댓글을 참고하게 하려다가, 본문만 읽을 사람이 있어 예제를 살짝 고쳤습니다.


    comment at 2008/11/01
  4. 정윤호:

    한날, 겐도 // 굿샷~!


    comment at 2008/11/01
  5. 한날:

    으쓱! 그나저나 강연 잘 하셨소?


    comment at 2008/11/01
  6. yy:

    저도 듣고 놀랬는데, Re는 reply를 줄인말이 아닙니다. ~_~;;

    http://linguamundi.tistory.com/entry/what-does-the-re-mean


    comment at 2008/11/06
  7. 한날:

    헉! 정말 놀랍네요. 깜짝 놀랐습니다.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내용에 반영했어요 +_+


    comment at 2008/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