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날' 갈래에 속하는 글들

블로그 만든 지 만 5년.

[ 2008-Nov-05, 21시 26분] [ Category : 한날 ] [ 엮인글수 : 15 ]

2003년 초. 1997년부터 운영하던 개인 누리집을 닫고선 떠들지 못한 탓이다. 남들과 술 한 잔, 차 한 잔 기울이며 수다 떠는 성격이 아니니 개인 누리집에 구시렁 대고 했는데 그걸 닫아서 참 답답했던 탓이다. 블로그를 만든 것은 단지 그 탓이었다.

2003년 11월에 네이버 블로그에 글 하나 쓰며 블로그를 열었다. 내용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때에도 별 거 없었다. 하지만, 별 거 아닌 내 얘기를 읽어주고 댓글 남겨주는 이들은 별 것 아닌 존재가 아니었다.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이 나도 블로그 덕을 많이 보았다. 수 년 동안 게임만 만들어오던 내가 인터넷 업계로 자리를 옮길 수 있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다. 인터넷에 작지만 뚜렷한 내 정체성을 자리잡게 해준 것도 블로그 덕이다. 다만, 여전히 아주 많은 사람들은 내 블로그에서 여자 가슴에 대한 정보를 찾으러 오는 점
아.
주.
조.
금.
신경 쓰이긴 하지만, 그것도 괜찮다. 예쁜 여자 가슴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니까.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이 즐겁지 않아 글을 뜸하게 쓸 때도 있었다. 옳지, 옳지, 예쁘다~ 칭찬 몇 번 받았더니 신난 똥강아지 마냥 손끝에 천근짜리 추를 단 것처럼 글을 썼던 탓이다. 속이 꽉차지 않고 단지 살만 찐 뚱뚱한 글이니, 글을 쓰는 나나 읽는 이나 글을 등에 짊어지는 꼴이었다.

그래서 블로그를 나눴다. 이곳 블로그에 올릴 글 중 일부를 한날은 생각한다라는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똥꼬에 힘이라도 주어 쓴 글은 저짝으로 치워놓으니 여짝에는 낙서를 부담없이 올린다. 그래서 지금은 이곳에 많은 애착이 간다. 이곳에 댓글 다시는 분들은 다른 내음이 풍기는 정을 느낀다. 안그래, 친구야? 하하.

귀한 시간 내어 기꺼이 별 볼 일 없는 블로그에 오시고, 글을 배달받아 보시는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올려본다. 더욱 노력하여 구름에 숨은 채 하늘에 촉촉 박혀 있는 별이라도 따다 별 볼 일 때문에라도 이곳에 오시도록, 그리고 그 손걸음이 마땅히 즐거우시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로 그 고마움에 보답을 해본다. 그리고, 다음 5년 뒤에도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인사를 올리고 싶다.

지금까지 이곳에 오시고 댓글 남겨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

생일 축하해요~!

[ 2008-Mar-27, 22시 00분] [ Category : 한날 ] [ 엮인글수 : 4 ]

작년에 제게 차려주었던 생일상은 지금 다시 봐도 감동입니다. 저때는 사귀고 처음으로 함께 지내는 제 생일이었고 곰손 바삐 부리며 푸짐한 생일상을 차려주었지요. 그때 감동이 아직도 은은하게 마음에 남아 겨울나기를 해냈는데, 어느 덧 처음으로 봄비 내음과 함께 당신의 생일이 왔습니다.

보답하는 마음도 있지만 순전히 당신 생일을 축하하려고 몇 가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큰 건 아니에요.

두 달짜리 일기장 사진

우선, 지난 1월 30일부터 일기를 써봤어요. 늘 당신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유독 당신 생각이 강하게 들 때 마다 일기를 썼지요. 거창해 보이지만 실은 별 내용 없어요.

두 달짜리 일기장 안쪽 사진
(왜 아래 사진들은 작으면서 일기장 사진은 커다랗냐고 물으신다면…
가장 많은 손이 간 선물이라 애착이 가서요. 헤헤. 제가 좀 얄팍해요.)

주말에 반찬 해먹기 귀찮아서 금요일에 카레를 잔뜩 했는데 처음 만든 건 치고는 먹을만 했고 그래서 당신 생각이 났다는 자취생 일기도 있고, 사진으로 공백을 날로 먹기도 했어요. ^^

머리카락 자르고 찍은 내 사진두 번째 선물은 겉모습 다듬기였어요. 우선 머리카락이 자라서 탈색한 머리카락과 뒤섞여 지저분하던 머리카락을 가볍게 쳐냈어요. 검정색으로 염색하려하니 미용사가 그러면 탈색한 머리카락 부분이 녹는다며 말려서 그냥 가볍게 쳐냈는데 호랑이 가죽처럼 노란 빛깔과 검정 빛깔이 어우러져 새로운 느낌을 드네요. 호랑이 탈을 뒤집어 쓴 곰탱이 느낌?

또 하나는 수제비 반죽을 덩어리 져 야생스럽게 막 붙인 것 같은 뱃살을 빼고 하찮아 보이는 다리를 좀 더 쫀득 쫀득 맛깔나 보이게 몸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결과부터 말해주자면 실패했어요. 분명 뱃살도 줄어들었고 다리 꼴도 좀 더 나아지긴 했지만, 젊은 오빠 느낌은 전혀 안나네요. 3주 반짝 열심히 운동하는 걸로는 부족했어요. 이건 계속 보완해 나갈게요.

연애한날 소스코드 일부 사진다음 선물은 우리가 쓸 작은 인터넷 보금자리인 “연애한날”이었어요. 문장 끝이 좀 미심쩍지요? 맞아요. 이것 역시 완성하지 못했어요. 연애한날 서비스 일부 모습 사진만드는 도중 그만 기획병이 도지는 바람에 높은 산꼭대기는 물론 마천루까지 다녀왔어요. 정신 차리고 다시 박차를 가했지만… 아주 조금 밖에 만들지 못했어요. 이 녀석은… 4월에 있을 우리의 또 다른 기념일에 선물할게요. 비록 제가 움직임이 느린 편이라서 장담은 못하겠지만 최선을 다 할게요. 흐윽.

다음 선물은 지난 번에 예고했던 사진기에요. 성능이 뛰어나거나 기능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 작은 녀석으로 당신이 만들어낸 멋진 결과물들을 사진으로 담으며 당신의 그 멋진 재능을 더욱 계발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요. ^^

마지막 선물은 당신이 태어나 저와 함께 하는 것에, 귀한 당신을 낳으신 당신의 부모님께, 당신을 만날 수 있게 해주신 제 부모님께도, 그리고 저를 사랑하고 제 사랑을 받으며 이 세상을 함께 하고 있는 당신께 고마움을 담아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생일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