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정대기

[ 2006년 02월 09일, 23시 58분] [ 글 갈래 : 나른한 오후에 써봄직한 가벼움 ]

충동구매를 하거나 자신의 경제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일단 사고 보는 행위를 지른다고 표현한다. 그 지르고 싶은 욕구가 워낙 강해서 신이 시험에 들게 하는 듯 하며 마치 계시를 받은 듯 사고 본다하여 모 만화의 그분을 대표 그림으로 하여 지름신까지 나왔다.

처음 지르다, 질렀다는 표현을 접했을 때 재밌고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아무때나 지른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반짝 유행어라고 보기엔 너무 지른다고 한다. 어떤 경우엔 단순히 산다고 하면 될 것을 억지로 ‘지른다’는 표현을 쓰려다보니 ‘지름 당해버렸다’는 굉장히 어색한 표현을 쓰기도 한다. 점심 먹고 입가심으로 음료수 사먹을까 말까하다가 결국 질러버렸다는 표현까지 아주 가관이다. 빈정 빈정.

…………….

안습이라는 말이 있다. ‘안구에 습기 찬다’는 말을 줄인 말로 눈물이 나기 전 눈시울이 붉어지는 상태를 일컫는다. 단순히 눈물이 날 것같다는 표현보다는 상황이 안타깝다, 불쌍하다, 애처롭다는 표현에 가깝다.

이 표현 역시 참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너도 나도 안습이라고 표현한다. ‘안타깝다’고 하거나 ‘불쌍하다’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안습입니다’라고 하는 건 뭔지. 그렇게 표현력에 자신이 없나? 조금 재밌거나 유행한다고 안타깝거나 불쌍하다 싶으면 ‘안습’이라는 이상한 단어 하나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일관하다니. 빈정 빈정.

…………….

적당히 좀 하자. 지나치면 단순히 재밌어서 쓰는 걸로 보이지 않고 그 말 밖에 몰라서 쓰는 사람으로 보인다. 즉, 무식해보인다는 말이다. 빈정 빈정.

…………….

빈정대는 말에 상처 받는 사람 없기를. : 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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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댓글과 엮인글이 있습니다.

  1. 띠용:

    요즘 블로그의 글 제목에 ‘지른다’라는 표현이 남발되는게 좀 껄끄럽긴 하더라구요.
    클릭해보면 몇천원짜리 물건을 산거라 좀 허탈..;;(몇백만원짜리 물건 산것인줄 알고 놀래서 클릭했거든요..ㅋㅋ)
     
    근데 안구에습기차는거(안습) 이건 좋던데..ㅋㅋ


    comment at 2006/02/10
  2. 에엣:

    지른다는 말 재밌어서 자주 쓰는데요~ ^^ 후후


    comment at 2006/02/11
  3. -_-:

    이 글을 보고 화를 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안습..


    comment at 2006/02/11
  4. 한날:

    띠용님/ 그런 의미에서 멋진 전자 사전 질러서 제게 주세요. 안그러면 전 대략 안습…
    .
    에엣님/ 아직도 재미 유효 기간인가보군요. -_-
    .
    -_-님/ 그렇다고 그렇게 콕 집으시면 제가 난감. 히히.


    comment at 2006/02/11
  5. 띠용:

    오호호 전 전자사전의 필요성을 못느끼기 때문에 지르지 못하겠네요~
    안습되시겠습니다~ㅋㅋ


    comment at 2006/02/12
  6. satyne:

    어제 psp를 지르고 이글을 보고.. 상처 받았어요 ;ㅁ;
    (농담입니다.)
    글쎄..뭐 유행어니까요.
    오래가고 있긴 하지만, ‘썰렁하다’처럼 그냥 용어가 되거나.. 사라지거나 하겠지요


    comment at 2006/02/16
  7. 한날:

    띠용님/ 대략 안구에 습기 찹니다.
    .
    satyny님/ 하하. 상처 받지 마세요!


    comment at 2006/02/16

댓글을 남기시면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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