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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날씨에 따른 오늘 날씨, 내일 날씨

[ 2009-May-14, 09시 43분] [ Category : 생각 잡기 ] [ 엮인글수 : 3 ]

왜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 웹서비스들은 일기예보 정보를 제공할 때, 어제 날씨를 함께 볼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힘들거나 관절이 뻑뻑하거나 하늘이 수상쩍으면 웹에서 날씨를 확인하곤 한다. 내 몸이 날씨를 느끼는 것보다 기상청에서 날씨 예측하는 게 더 많이 틀려서 자주 확인하진 않는다. 예를 들어, 기상청에서 비 올 확률이 30%라고 한다면 이 말은 비가 오지 않을 확률이 70%라고 억지 부릴 수 있기 때문이며, 반대로 비 올 확률이 70%라면 굳이 기상청 예보가 아니더라도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내 혈압 상태와 관절만 확인해도 비 올 확률이 아주 높다는 걸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기온이 그날 그날 많이 다를 때 더 그렇다. 기온이 그다지 높을 것 같지 않아 얇지만 긴 팔을 입었는데 햇볕이 쨍쨍해서 땀냄새 풍기고 다닐 수 있고, 더울 것 같아 반팔 입었는데 쌀쌀해서 아침 저녁으로 고른 살결을 가진 팔뚝에 닭살을 달고 다닐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집을 나서기 전에 이런 상황을 피할 적절한 판단을 5~10분 사이에 내려야 하는데, 영 아리송할 때엔 기상청 일기예보를 확인한다.

기상청 일기예보라고는 해도 기상청 누리집에 가는 건 아니고, 주로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에 가서 날씨를 확인한다. 웹 브라우저 주소 입력란에 kma.go.kr 이라고 치는 것보다 daum.net 이라고 치고 검색란에 “날씨”라고 입력하는 게 더 손에 익고 편하기 때문이다. 근데 참 불편한 점은 다음이나 네이버 모두 오늘부터 며칠 후까지 일기예보 정보를 제공할 뿐, 어제 날씨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확인하기 무척 어렵게 해놨다.

오늘 최고 기온은 24도이고 최저 기온은 14도라고 한다. 근데 23도는 쬐금 덥고 24도는 쬐금보다 쬐금 더 덥고, 25도는 쬐금보다 쬐금 더 더운 것에서 아주 쬐금 더 더운 것일까? 14도일 때 반팔을 입으면 닭살이 5제곱 센티미터만큼 돋고, 13도이면 6제곱 센티미터만큼 돋는 것일까? 알 수 없는 노릇이다. 30도 이상이면 덥겠고 10도 정도라면 쌀쌀하겠고 0도 정도라면 춥겠거니 하고 만다. 비가 올 지 안 올 지는 여부를 그다지 믿지 않는데, 기온도 그다지 공감을 일으키질 못하니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일기예보 정보는 내게 시덥잖은 정보가 되고 말았다. 절대음감도 아니고 절대냉온감을 지녀 기온 수치를 보고 그 정도를 미리 알 수 있을 리 만무하다. 절대냉온감(이런 말이 있긴 있나?)을 갖지 못한 사람한테 절대 값을 주는 꼴이다.

하지만, 어제 날씨를 함께 제공하면 이 건조하고 불친절한 기온이나 비 올 확률은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 어제 날씨를 경험해보니 좀 쌀쌀했는데 낮 기온이 17도였고, 오늘 낮 기온이 19도라면 19만큼 쌀쌀하거나 따뜻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어제보다 좀 더 따뜻하게 입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제 비 올 확률이 30%였는데 하늘이 배탈난 마냥 꾸룩거리기만 했을 뿐 결국 비가 오지 않았다면, 오늘 비 올 확률 40%는 비가 안 올 확률이 60%라고 느껴지기보다는 비 올 40% 확률을 좀 더 신경 쓸 것이다.

일기예보이니 지나간 어제 날씨를 제공하지 않는 것일까? 함께 보면 더 정보전달력이 좋을텐데.

네이버 블로그 시즌 2 에피소드 2 편집기를 만져보고.

[ 2007-Jul-29, 23시 52분] [ Category : 나른한 오후에 써봄직한 가벼움 ] [ 엮인글수 : 2 ]

아따, 이름 한 번 어렵다. 시즌 2에 에피소드 2라니. 참 뜬금 없고 구분 안되는 version 2.2 이런 것보다야 낫지만 “대중성”을 가장 큰 무기로 삼는 곳 치고는 참으로 불친절한 이름이다.

아무튼 이름은 제끼고, 이번 판올림에서 겉으로 가장 크게 드러난 부분인 글 편집기를 들여다 봤다. 얼핏 보면 Mac OS용 무른모(software)인 iWeb을 떠올리게 하는데, 더 시간을 들여 만지작거리니 사뭇 달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 잘 만들었다”.

화면이 좁니, 느리니, 왜 이 아이콘이 여기 붙어있다느니 하는 얘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처음에 에피소드 2를 열었던 날에 본 편집기 화면과 오늘 본 편집기 화면이 또 다르듯이(물론, 지금이 더 낫다) 앞으로 이용자 경험 분석을 통해 계속해서 고쳐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어떤 식으로 고쳐나가건 어떤 기준에 따를 것인데 그게 무엇이냐는 것이다.

내가 봤을 때 에피소드 2에서 핵심은 주제나 목적에 잘 맞는 도구를 제시하는 것이다.

잠시 네이버 블로그를 떠나서 기존 블로그 도구나 서비스에 있는 글 편집기를 보자. 차이야 있지만 글 쓰는 데야 별 문제 없다고는 해도 어떤 주제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잘 맞춰져 있진 않다.

iWeb 화면 갈무리 사진
::: 사진을 누르면 원래 크기로 볼 수 있음 :::

위와 같은 화면 구성을 가진 글을 쓴다고 가정했을 때, 기존 글 편집기들로는 쉽지 않았다. HTML 직접 수정 기능이 있고 HTML 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리 저리 공간을 쪼개고 각 공간에 내용을 채우겠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HTML을 모른다. 그나마 쓰는 대로 수식 결과를 바로 볼 수 있는 편집기(위지윅)니까 글 사이 사이에 색도 넣고 굵게 꾸미기도 하고 사진도 넣는 것이다. 하지만, 글 꾸미기는 여기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화면 구성은 그냥 위에서 아래로 주욱 늘어 뜨린 글이 거의 전부이다. 왼쪽, 오른쪽 공간을 활용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줄 모르거나 아주 귀찮기 때문이다.

정보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제 3 자인 “아는 사람” 얘기를 꺼내자면, 그는 자신의 컴퓨터에 글을 iWeb으로 작성해서 기록해둔다. iWeb 안에 있는 각종 서식 중 쓰임새에 맞는 것을 골라 글을 기록해둔다. 찾는 것이야 Mac OS X에 내장된 검색 기능(spotlight)로 하고, 웹에 올릴 때는 별 다른 수정 없이 작성한 글 그대로를 그냥 올린다. 여행기나 요리법, 인터뷰 등 주제는 다양하고 각 글 모양새도 각 주제에 맞게 적절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번 네이버 블로그 편집기에 있는 “레이아웃”은 이제 블로그를 어떻게 갖고 노는 지 알아서 더 멋진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기능이다. 사람들이 많이 쓸 법한 레이아웃 중 하나를 고른 뒤 그 안에다 사진이나 글 내용을 담으면 끝이다. 위에서 아래로 주욱 글을 늘어뜨려야 했던 예전과 비교하면 조금 더 직관성 높은 글을 쉽게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두 번째 봐야 하는 부분은 DB첨부이다. 이건 앞서 언급한 글 편집기와 맞물려서 더 힘을 발휘하는 부분이다. 글을 주제나 생각에 어울리는 겉모양새를 입힌 데에 신뢰성까지 더하는 것이다.

“슈퍼 중이야”라는 가수 떼(어감이 어째 이상하다)에 대해 글을 쓸 때, 13명이나 되는 구성원 얼굴 사진을 이리 저리 잘 배치하고 그 옆에 이름 등을 다룬 뒤 “인물DB”에서 관련 정보를 연동하면 좀 더 그럴 듯해 보일 것이다.

물론, 이전에도 이런 DB 연동하는 기능을 다른 곳에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기능들은 찾고자 하는 관련 정보를 좀 더 편하게 퍼오는 정도에 그쳤지, 대체로 내가 원하는 글 화면 구성(layout)을 망가뜨리는 귀찮은 놈이 되기 일쑤였다. 왜냐하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화면 구성은 기껏해야 위에서 아래로 깔끔하게 나열하는 정도인데, 크기도 작지 않은 왠 상자가 떡하니 공간을 차지하면 그다지 화면과 어울리지도 않는다. 어떤 곳은 그 상자를 이용자가 원하는 곳에 옮길 수도 없더라.

블로그 안에 있는 글 편집기를 보며 나는 망치를 떠올리곤 했다. 망치는 기본 도구로 집을 짓거나 고치는 데 없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망치는 뭔가를 두드리는 데 특화된 도구이지 자르거나 맨질 맨질하게 다듬는 도구는 아니다. 대단히 솜씨 좋은 누군가는 망치 하나로 아주 멋진 호텔을 지어낼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망치로 못질만 한다. 애초 망치는 딱 그 정도 쓰임새에 맞춘 도구이다.

어떤 쓰임새에 잘 맞는 도구는 그 쓰임새에 대해 적절한 기능과 성능을 낸다. 글자를 써넣는 데 적절한 편집기라면 나처럼 글자 위주로 글을 채울 것이고(워드프레스 기본 편집기는 불친절하다), 사진을 담고 말을 덧붙이는 데 적절한 편집기라면 자연스레 사진 중심으로 글을 채울 것이다. 여태껏 네이버 블로그는 맛있는 칼국수 글만 가득 모여 여론을 형성하는 데 그쳤었다면, 앞으로는 서울에 있는 어떤 칼국수 집에서 칼국수 먹은 사진을 예쁜 화면 구성으로 담고 글 아래에 그 칼국수 집 찾아가는 약도도 아주 생동감 있게 첨부한 글이 많아질 것이다.

좋은 도구가 생각 질을 올리진 않겠지만, 글의 질은 기본 수준을 올리는 데에는 큰 역할을 한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행한 이번 판올림은 그런 점에서 아주 꼼꼼하고 수준 높은 기획, 그리고 그 기획을 구현한 기술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