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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날의 낙서 &#187; 리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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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가볍거나 혹은 얕은 낙서</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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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진한 커피향을 품는 예쁜 레뷰 머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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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4 Apr 2008 14:34:11 +0000</pubDate>
		<dc:creator>Hannal</dc:creator>
				<category><![CDATA[문화 생활]]></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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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지난 해 12월에 창업을 하고 살림을 하며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냉장고는 크기 상관없이 그 속이 미로 같아서 도무지 반찬을 찾을 수가 없고, 살림살이는 어디서 사야 하는 지 몰라 헤매기 일쑤다. 빨래라도 하고 다니는 꼴이 장할 지경이다.
왠지 돈 주고 사기 아까운 게 있다. 난 비록 담배를 피우진 않지만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라이터를 돈 주고 사는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a href="http://www.hannal.net/blog/closing_in_2007/">지난 해 12월에 창업</a>을 하고 살림을 하며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냉장고는 크기 상관없이 그 속이 미로 같아서 도무지 반찬을 찾을 수가 없고, 살림살이는 어디서 사야 하는 지 몰라 헤매기 일쑤다. 빨래라도 하고 다니는 꼴이 장할 지경이다.</p>
<p>왠지 돈 주고 사기 아까운 게 있다. 난 비록 담배를 피우진 않지만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라이터를 돈 주고 사는 걸 아까워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물잔이나 찻잔도 마찬가지이다. 여자 친구가 예쁜 잔을 보며 입이 헤벌어져 정신 못차리는 마음에 쉽사리 공감하지 못한다. 물을 담으면 그만인 도구가 비싸려면 한없이 비싸질 수 있는 개념 없는 값 정책도 못마땅하다.</p>
<p>온누리에 있는 무엇이든 들여다보고 남기는(review) 누리집인 <a href="http://www.revu.co.kr">레뷰</a>에서 행사에 참여하면 예쁜 머그(머그잔)를 준다고 했을 때 “다 비켜! 이 떡밥, 아니 이 머그는 내꺼야!”라고 외치며 허억댔다. 돈 주고 사기 아까운 잔을 공짜로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정말 그러했다. 행사에 참여하는 순수한 마음은 티끌만큼도 없이 순전히 공짜로 잔을 얻는 얄팍한 마음에 혀를 낼름거리며 머그를 주는 행사들 중 두 개에 참여했다. 레뷰측에서는 토 달지 않고 순순히 당첨시켜주어 날 기쁘게 해주었다.</p>
<p class="centerphoto"><img src="http://hannal.net/blog/wp-content/uploads/2008/04/very_pretty_revu_mugcup_sideview1.jpg" alt="" title="참 예쁜 레뷰 머그 옆모습" width="450" height="338" class="alignnone size-full wp-image-1158" /></p>
<p>처음 받은 잔은 흰색 잔이었다. 정말 무척 예뻤다. 다소 단순한 모양새인데 그 단순함이 앙증맞고 귀여웠다. 마치 아가들 손짓 발짓에는 귀여운 척 하려는 어떠한 꾸밈도 없는, 심지어 투박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단순하고 빠른 곧은 선 움직임에서 오금이 짜릿한 귀여움을 느끼듯이, 레뷰 머그는 그러했다.</p>
<p>그 다음 받은 잔은 검은색 잔이었다. 얼씨구. 흰색은 아름다움이라면 검은색은 귀여움이었다. 같은 크기에 모양새인데 단지 빛깔만으로 개성이 서로 다른 잔이 되었다. 개성은 확연히 달라도 실은 한 형제라는 걸 나타내듯 빨간색, 다른 색이 섞이지 않은 마냥 빨간색, RGB 색으로 표현하면 (255, 0, 0)이라고 할 수 있을법한 빨간색으로 나란히 출신지가 적혀 있는데, 새빨간색은 새하얀색과 새까만색과 그리도 잘 어울렸다.</p>
<p>“이 잔은 커피를 마실 때 쓰자!”</p>
<p>나와 여자 친구는 의견 차이 없이 바로 쓰임새를 결정했다. 이건 참 대단한 상황이다. 난 살림에 자신이 없어 여자 친구의 곰손이 휙 휙 움직여 살림살이를 다룰 때 내 의견을 내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레뷰 머그에 대해선 지지 않으려는 듯이 잔 쓰임새를 또렷히 말했고 여자 친구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하수가 고수와 꼭 같은 의견을 동시에 내놓아서 하수가 기쁨을 누린다면 분명 이런 느낌일 것이다.</p>
<p class="centerphoto"><img src="http://hannal.net/blog/wp-content/uploads/2008/04/very_pretty_revu_mugcup_topview1.jpg" alt="" title="참 예쁜 레뷰 머그잔 윗모습" width="450" height="350" class="alignnone size-full wp-image-1159" /></p>
<p>나와 여자 친구는 커피를 에스프레소나 그에 가깝게 진하고 걸죽하게 내려 마신다. 양이 적다보니 커피는 빨리 식는다. 그리고 100cc 남짓한 커피를 담을 아담한 잔도 마땅찮다.</p>
<p>그런 점에서 레뷰 머그는 과연 훌륭했다. 잔 살집이 두꺼운 편이라서 뜨거움을 오래 품어 주었고 100cc 정도 되는 커피가 반에서 2/3 정도 차올라서 보기에도 아주 적당했다. 뜨거운 커피를 진하게 내리고 받아내면 그 뜨거움이 은은하게 잔 전체에 물결친다. 입을 대고 후우- 불면 콧등 부근부터 김이 안경 렌즈에 차올라 그 향을 입과 코와 눈, 귀로 전해준다.</p>
<p>“아, 그래, 이 향은 분명 케냐 AA구나”<br />
홀짝 홀짝 커피를 다 마시더라도 레뷰 머그는 잠시 미련을 두듯 커피향을 품는다. 머그가 열을 오래 잡아두는 특징이 있다곤 하지만, 레뷰잔으로 진한 커피를 마시면 그 열을 붙잡아두기 보다는 온 몸으로 품는 기분이다. 같은 커피라도 딱 어울리는 잔에 마시면 머리 전체를 울리며 느끼는 맛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p>
<p>이 예쁘고 푸근한 머그를 진작 받아 겨우내 알차게 썼다. 지금도 홀짝거리며 마시고 있는 커피를 담고 있는 레뷰 머그가 하얀 노트북 옆에 놓여 커피의 따스함을 품고 있다. 이제 봄날이어서 이 녀석이 아니더라도 몸을 노곤하게 하는 따스함을 만날 수 있어 겨울에 즐기던 커피향을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은 서늘한 바람이 부른 날에 창을 활짝 열어 볕을 받아들이고 Radiohead의 No surprises를 들으며 레뷰 머그에 담긴 커피와 머그가 품은 향을 느끼는 새로운 즐거움이 겨울 정도이다.</p>
<p>더 늦지 않게 레뷰 머그 글을 쓰는 이유. 그것은 작은 머그 두 개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 실용주의 세상에 떠밀려 잊혀지는 느긋함과 정신 만찬에 대한 작은 답신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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