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008
M T W T F S S
« Oct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프리젠테이션 젠. 착한 프리젠테이션을 하자.

[ 2008-Aug-04, 19시 17분] [ Category : 책 읽은 척 하기 ] [ 엮인글수 : 3 ]

의사소통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책이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어울리는 프리젠테이션이란 어떤 것인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 21쪽

프리젠테이션 젠

창업보육센터 사장단 모임이 있던 어느 날. 2주에 한 번씩 보육센터에 입주한 회사의 사장들이 모여 자사를 소개하고 핵심 제품이나 상품을 소개하는 자리이다. 이번 모임에선 나도 발표자이다. 창업 2년 차로 22살 사장이었던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프리젠테이션이라는 걸 하게 됐다.

그리고.
내 첫 프리젠테이션은 엉망진창이었다.

잘못된 프리젠테이션은 그 프리젠테이션을 들어야 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죄악이다. 잘못된 프리젠테이션은 못된 프리젠테이션이다. 못된 프리젠테이션에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은 두 가지. 졸거나 딴짓하거나.

“프리젠테이션 젠”은 단순히 예쁘거나 멋진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 만드는 법을 다루지 않는다. 프리젠테이션이라는 의사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청중이 오직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한 가지라도 기억한다면 다행이지만) 무엇이어야 하는가? — 75쪽

이 책은 프리젠테이션으로 소통을 준비할 때 우리가 잊기 쉬운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질문을 잊지 않게, 답을 찾고 그 답을 또렷하게 드러낼 수 있는 방법과 과정을 잡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 준비 : 아날로그식 기획으로 “이야기(스토리)”를 만들라. 그 이야기에 핵심을 담아라.
  • 디자인 : 단순함, 자연스러움, 우아함을 적용하라. 이야기 핵심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디자인을 하라.
  • 발표 : 완전히 몰입하라. 청중과 교감하라. 의사소통의 장애물을 제거하라.

참 쉽고 뻔한 얘기이다. 중요한 것은 대체 어떻게 저런 것들을 이룰 수 있는가인데, 바로 그 내용이 약 230여쪽에 걸쳐 감동스럽게 펼쳐져 있다.

파워포인트나 키노트 소프트웨어에서 기본 양식으로 제공하는 글머리 기호(bullet list)에서 탈출해야 한다. 이야기 흐름이 부족한 “짤방”같은 그림이나 사진으로 슬라이드를 채우며 있어보이는 슬라이드를 흉내내는 데서 탈출해야 한다. 진정 우리가 담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고 교감을 일으키는 소통을 할 수 있는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도움을 주고 있다.

글머리에 따온 이 책의 정의를 다시 확인해보자. 이 책은 과연 시대에 어울리는 프리젠테이션이란 어떤 것인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가? 그렇다.


매주 일요일에 나가는 학습 모임(스터디 모임)이 있다. 얼마 전에 끝난 주제는 “가상 창업”이었는데, 이 주제의 마지막 과정이 가상 창업의 사업거리를 발표하는 것이었다. 슬라이드 12장짜리 페차쿠차 형식으로 하는 발표였는데, 이때 내가 쓴 발표 문서를 PDF 파일로 첨부해본다.

원래 발표용 슬라이드여서 슬라이드 낱장 마다 설명문을 덧붙였다. 많이 부족하지만 예전 내 프리젠테이션 문서와 비교하면 큰 발전을 이뤘다. 이 책을 통해 발전을 이뤘기에 부끄럽지만 이 문서를 공개해본다.

Project 15cm 발표 문서 PDF 파일 내려 받기

마이 스타트업 라이프. 창업하게 싶게 만드는 책

[ 2008-Jul-01, 13시 05분] [ Category : 책 읽은 척 하기 ] [ 엮인글수 : 5 ]

2000년에 창업하던 당시, 이런 책을 먼저 만났더라면 삽질과 뻘짓은 덜 했을텐데. 힘겹게 3년을 버티고 회사를 접을 당시, 이런 책을 만났더라면 좀 더 빨리 추스릴 수 있었을텐데. 몸을 추스리기 위해 아직도 많은 노력이 들이는 난 어찌보면 좀 때늦은 얼마 전에 이 책을 만났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한다.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었을 때 이 말은 참말이 된다. 나는 과연 얼마만큼 실패에서 교훈을 얻기 위해 노력을 했을까. 노력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지만 난 그다지 발전하지 못했다. 뒷수습을 하는 데 노력을 한 걸 교훈을 캐내려는 노력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벤 카스노카는 어린 나이에 설마… 하는 생각이 들만큼 사업을 훌륭히 해왔다. 이미 수 많은 책에서 말하는 점들을 충실히 행했다. 많은 책을 읽으며,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그리고 스스로가 가진 감각으로 사업을 하며 저지를 수 있는 삽질들을 최소화 했고, 해야 할 일도 잘 했다. 아… 그렇구나. 비로소 나는 그동안 “사업 실패”에서 교훈을 캐내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글쓴이가 잘한 부분과 잘 못한 부분들을 읽으며 내가 못한 부분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벤 카스노카는 조단 조단 자신의 얘기를 책에서 할 뿐이었지만, 부드럽고 재미난 그 문장들이 나를 아프게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아픈 반성을 했다.

짧게 보든 길게 보든 성공을 한 이들에게 성공 이야기를 듣다보면 마음 상할 때가 많다. 자신이 무엇 때문에 성공했는지 성공 요소에(what) 대한 얘기는 잘 해주지만, 그 무엇에 대한 이유(how, why)를 물으면 참 부실한 답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말로 “왜” 그런 요소를 이끌어 내거나 행할 수 있는지 답을 하지만 결론은 거의 언제나 하나이다. 자신이 잘났기 때문. 자신이 잘났다는 이야기를 수 백 쪽에 걸쳐 늘어놓은 뒤 돈을 받고 책으로 팔거나 목소리로 내어 돈을 번다. 아주 질 나쁜 경험담 공유이다.

벤 카스노카는 그런 점에서 볼 때 질 좋은 경험담을 공유하고 있다. 사업을 하며 겪은 이야기를 편하게 들려 줄 뿐이다. 자신을 꾸미지도, 그렇다고 사업(회사나 상품)을 꾸미지도 않는다. 그래서 읽으면서 마음 상하지 않는다. 성공을 깊이 원하거나 실패를 한 이들은 성공한 이들이 무의식 중에 내뱉는 침 섞인 말들에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벤 카스노카는 자신의 “성공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업 경험 이야기”를 들려줄 뿐이며 그렇기 때문에 읽는이는 글쓴이가 행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폭력에 긴장할 필요 없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무릇 “경험 이야기”나 “성공 이야기”는 이런 역할을 해야 한다.

침대 맡에 두어 잠자기 전에 잠깐 읽으려 한 책이었는데 4시간을 꼬박 쉬지 않고 읽느라 밤잠을 못잤다. 어스름한 새벽녁을 느끼며 꿈 속에서 2000년 초를 반성했다. 반쯤 잠든 채 반쯤 깬 채. 그렇게 반성을 하고 난 뒤 나는 다시금 창업을 하고픈 도전심리가 떠올랐다. 허허, 그것 참. 참아야지. 반성을 했을 뿐 아직 교훈까지 제대로 일궈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참 위험한 책이다. 그래서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