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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장바구니와 첫 화면

[ 2011-Jan-03, 13시 16분] [ Category : 나른한 오후에 써봄직한 가벼움 ] [ 엮인글수 : Comments Off ]

책 장바구니

인터넷 서점인 A사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손에 쥐어준 적립금을 일정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뺏어가는 것이 괘씸해서이다. 그런데 이건 되게 사소한 이유여서 이유계(系)의 깍두기에도 못미친다. 왜냐하면 어차피 회수 기간 안에 적립금을 다 쓰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 여러모로 평이 좋은 A사 대신 Y사를 쓰는 이유에 대한 내 대답(괘씸한 적립금 정책)은 실은 본질이 아니다. 실은 Y사를 떠나지 못하는 핵심 이유는 장바구니에 있다.

Y사의 인터넷 서점에 있는 내 책 장바구니에 현재 담아 쌓아놓은 책은 88권(약 150만원), 나중에 사려고 따로 빼놓은 책은 375권(약 760만원)이다. 장바구니는 내 취향이나 선호도, 구매 의지 등 소비자가 갖는 온갖 복잡미묘한 체계와 원리가 녹아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품절이나 절판되어 더이상 판매되지 않는 책이더라도 장바구니에서 빼지 않고 그대로 냅둔다. 장바구니에 들어가있는 흔적 자체가 나 스스로를 되집어가는 빵조각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나한테 장바구니는 사생활이나 개인 정보 측면에서 조금 특이한 공간이다. 누가 참견하는 건 싫지만 들여다보는 건 괜찮을 것 같다. 즉, 입력(insert)/수정(update)은 사양하지만 보는(view) 건 괜찮다. 아, 물론 선택해서 몇몇 책은 안 보이게 가릴 수 있어야한다. 그래야 허영심을 지킬 수 있다.

첫 화면

어쨌든, 난 다른 사람이 내 장바구니를 들여다봐도 괜찮다. 그러니 Y사는

제발 좀

내 장바구니와 구매 이력을 조금이라도 분석해서

전혀 내 관심을 끌지 못하는 화장품이나 책을 첫 화면에 내게 보여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웹 브라우저가 버벅대서 첫화면 가기 싫다.

심지어(?) 기획자나 디자이너도 다룰 수 있는 웹 프로그래밍 개발 꾸러미, django(장고)

[ 2009-Apr-06, 23시 57분] [ Category : 책 읽은 척 하기 ] [ 엮인글수 : 11 ]

웹 기획자나 디자이너도 조금만 노력을 들이면 웹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개발 꾸러미가 있다. 내 생각엔 이 꾸러미가

  • 디자이너들이 능숙하게 다루는 포토샵보다,
  • HTML과 CSS로 만든 문서가 여러 웹브라우저에서 똑같거나 비슷하게 보이게 하는 것보다도,
  • MS 엑셀보다도 쉽다.
  • 어쩌면 자신의 윈도 운영체제에 깔린 바이러스(로 통칭되는 모든 나쁜 무른모(software)들)나 Active-X로 설치된 보안 도구들(n-protect 등)을 깨끗하게 지우는 것보다 이 개발 꾸러미를 익히는 것이 더 쉬울지도 모른다.

그 꾸러미는 바로 파이썬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와 Django 라는 웹 프레임워크이다. 내가 개발에 관심이 있다손 치더라도 기획자가 일주일만에 익혀서 간단한 뭔가를 만들만큼 쉽고 편하며 유연하다. 이 좋은 걸 접했는데 가만 있을 내가 아니다. 사회총지식을 늘리고자 약 10주 동안 엉덩이 두 쪽에 땀띠 생길 정도로 열심히 Django 강좌를 썼다. 하지만, Django나 파이썬을 깊이 이해한 상태에서 쓴 것이 아니어서 여러모로 부실한 부분이 많이 드러나서, 뜻하지 않게 잘못된 지식을 퍼뜨려 아쉬움이 많이 일었다. 다행인 점은 여러 분들께서 지적을 해주셔서 강좌가 개선되었다는 점이고, 불행인 점은 우리나라에 이 강좌처럼 우리말로 웹서비스 하나를 시작부터 끝까지 만드는 과정을 다루는 자료가 없어서 이 부실한 강좌가 여전히 주요 자료로 읽히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불행은 며칠 뒤면 끝날 예정이다. 인사이트 출판사에서 “쉽고 빠른 웹 개발 Django”라는 책을 내기 때문이다. “Learning Website Development with Django”라는 원서를 스파이크님께서 번역하신 책인데, 아마존닷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는 책이다. 난 번역된 책을 사전 읽기(Beta reading)로 접했는데 저러한 호평에 적극 동의한다.

그렇다면 이 책은 누가 읽으면 좋을까? 파이썬이나 Django에 관심이 있지만 영문 자료가 부담스럽고, 내가 쓴 강좌도 어딘가 허술해보여서 못미더웠다면 이 책을 사면 만족할 것이다.

웹 개발 입문자에게도 좋다. 웹 개발자는 웹 개발에 필요한 각 부분을 익힐 필요도 있지만, 개발 공정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력자와 새내기(신입)을 구분짓는 주요 요소 중 하나가 전체 공정 경험인데, 새내기들은 전체 공정을 겪거나 이해할 경험을 얻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난 개발방법론을 익히는 걸 권하는데, 이론만 접하지 말고 실습도 해야 감각이 는다. 그러한 감각을 늘리는 데에 Django 만큼 좋은 도구도 드물다.

아직 나오지도 않은 책으로 설레발 치는 것 같지만, 앞서 말했듯이 난 이미 읽어보았고 허공에 팔다리 파닥이며 추천할 만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바나 c# 처럼 다소 덩치 큰 언어를 익히느라 큰 그림을 겪는 데 너무 많은 힘 쏟지 말고, 쉽고 편한 파이썬과 Django를 시작하길 권해본다.

덧쓰기 : 참고로 파이썬은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언어이다. 그리고 Django는 파이썬이라는 언어 철학을 잘 담아낸 파이썬스러운 도구라는 평을 듣는다.

덧쓰기 : 원서는 Django 0.96판을 기반으로 하지만, 이 번역서는 스파이크님께서 1.0.2판을 기반으로 다시 쓰셨다고 한다. 꽤 많이 바뀐 점을 생각해보면 번역서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