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귀가 이상하다
[ 2007년 10월 25일, 01시 58분] [ 글 갈래 : 나른한 오후에 써봄직한 가벼움 ]왼쪽 귀가 좀 약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지만, 요즘 부쩍 왼쪽 귀가 안좋아졌다. 조금 강한 소리가 들리면 귀 안쪽이 은근히 아프고, 가끔 귓 속에 작은 벌레 한 마리가 들어가 가구 배치라도 다시 하는 듯한 긁적 긁적 소리가 들린다. 귓밥을 파면 늘 왼쪽이 더 푸짐하다.
턱 관절이 안좋거나 몸이 잘못 휘어서 그런다는 말도 있는데, 내 생각엔 오래도록 이어폰을 써온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요즘엔 소리를 크게 키우지 않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옆사람에게 소음일 정도로 크게 들었다.
참 예민한 귀를 가져서 뭉개진 소리나 밋밋한 소리도 잡아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곤 한다. 청력 자체가 좋다기 보다는 놓치지 쉬운 사소한 소리들까지 잘 낚아챈다. 근데 왼쪽 귀 상태가 안좋아지면서 간혹 고주파 소리가 왼쪽 귀 안쪽에서 울리곤 하고, 그러다 보니 귀가 예전처럼 예민하게 반응하지 못한다.
더구나 요즘엔 사오정과 의형제 맺을 정도로 말을 못알아 듣는다. 조금만 못알아 듣는다 싶으면 다른 나랏말로 들리기 일쑤고, 명백한 우리말이라도 말을 잘못 알아 듣곤 한다. 난청이 되고 있나보다. 아직 한창인 나이인데 벌써 이러나, 덜컥 겁이 나서 요 며칠 휴대용 MP3 재생기를 들고 다니지 않고 있다. 듣는 것이라고 해봐야 영어나 일본어 회화이지만, 종류가 무엇이건 귀에 부담을 주지 않기로 했다.
며칠. 며칠. 그리고 며칠.
새삼 세상은 참 시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소화 불량에 걸린 듯한 버스가 개스를 개워내는 불편한 소리와 간간히 귓속으로 강하게 파고드는 원치 않는 버스 음성 광고, 화가 난 듯 쿠릉대는 지하철과 전달에 온 힘이 실린 행상꾼의 외침. 정체는 있지만 정체를 느낄 수 없는 정체 모를 온갖 소리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내 귀와 머리와 뒷목을 때린다. 다 먹고 살자고 내는 소리인데 그 소리에 숨이 턱 막혔다.
소리를 피해 소리가 닿지 않을 곳으로 피하면 머리 위에서는 형광등이 일하는 고주파 소리를 들려준다.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다. 감시하듯 늘 내 머리 위에 있는 각종 조명 기구들이 내는 소리는 고막을 보호하려 귓구멍을 막은 내 손가락 마저 뚫어서 머리 속을 직접 울린다. 아니, 어쩌면 내 머리 속에서 내게 순종과 순응을 명령하는 어떤 작은 무엇이 형광등으로부터 빛이라는 끼니를 얻고선 쮜이이이이이-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지도 모른다.
이쯤되면 왼쪽 귀가 아퍼서 겁이 나는 것보다 내가 정말 살고 있는건가 반문하는 겁이 더 크다. 쉽지 않다. 보이지 않는 큰 손이 형광등을 통해 우리에게 끊임없는 명령을 머리에 집어 넣고, 그 소리를 감추기 위해 살려고 발버둥 치는 땀내나는 소음들을 일으키는 건지도 모르잖은가.
후욱.
귀삽에 퍼담긴 귓밥은 얼마 안됐다. 좀 찐득한 느낌도 든다. 잠깐 개운하더니 이번엔 귓 속이 아려온다. 침을 거칠게 꿀꺽 삼키며 기압으로 잠깐 제압해본다. 어차피 헛된 조치임을 알면서도 잠시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헛된 몸짓을 해본다.
오늘도 내 왼쪽 귀는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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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소리에 너무 민감해서 고생을 많이 하지요.
노이즈켄슬링이 되는 커널형 이어폰을 한번 사용해 보심이
불필요하게 소리를 크게 틀지 않아도 돼 귀에 좋은 것 같아요.
원하시면 제꺼를 몇칠 빌려드리죠.
comment at 2007/10/25
귀 상태가 민감해 있을 때는 귀에 손을 안 대는 것이 좋습니다.(제 말이 아니라 제가 다니는 이비인후과 선생님 말씀입니다)
샤워를 하거나 수영을 하고 물기를 닦느라고 면봉을 사용하는 것도 귀를 다치게 할 수 있으니
표면만 수건으로 닦고 정 찝찝하면(이비인후과 선생님께서 이렇게 표현하시더군요) 드라이기로 따뜻한 바람을 넣어주라고 하시더라구요. 사람 체온이 있어서 물기는 알아서 마른다고…귓밥을 인위적으로 빼는 것도 위험하니 손을 안대는 것이 귀를 건강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comment at 2007/10/25
오픈형 헤드폰을 추천.
물론 밖에선 못쓰겠지만; 사무실에서 정도면 무리없는것 같습니다.
밀폐형 +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면 밖에서도 이어폰보다 훨씬 덜 부담가지고 쓸수 있을 듯.
comment at 2007/10/25
# egoing님/ 오, 가끔 소리를 파쇄시키는 파동을 일으키는 기기가 있어서 소음에서 벗어나는 기기를 상상하곤 하는데, 그런 역할을 해주는 게 있군요. 커널형 이어폰이라면 귓 속에 푹 들어오는 건가요? 그거 있긴 한데 침 삼키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와서 묘한 압박감이… –; 우선 귀를 좀 쉬게 한 뒤 귀에 부담 덜가는 제품을 알아봐야 겠어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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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희누나님/ 네. 한 번은 귀에서 자꾸 진물 같은 게 나오길래 자꾸 면봉으로 닦고 귓밥 파내고 그랬더니 하루는 데굴 데굴 구르게 아프더라고요. 그걸 깜박했네요. 일깨워주셔서 고맙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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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wer999님/ 오호, 사무실에선 뭘 잘 안듣지만, 밖에선 좀 듣는 편인데 그 구성을 참고 해야겠군요. @_@
comment at 2007/10/25
요즘 직장을 옮겨서 일까..아님
쉬었다가 일을 해서일까??
윗글을 보니 넘 가슴에 와 닿네요..ㅡㅡ
사무실이 아주 조용한건 물론 아니지만,,늘,,온 종일 시끄러운것도 아닌
그냥 예전에 다녔던 조용한 회사에 비해선 좀 시끄러운편입니다.
바로 밖에 차가 마니 다녀서,,가끔 밖에서 사적인 전화 받는것도,,
너무 안들리고,,예전보다 안좋아 진것 같은 느낌이,,,ㅡㅡ
집에 오면 조용한 분위기에 내 귀에서 나는 소음은
예전에 비해서 엄청 소리가 크고..ㅠㅠ
평소에 소리에 너무 노출된건 아닌지,,,
정말 자꾸 걱정됩니다.
오른쪽 귀로만 거진 의지하고 사는데,,
왼쪽귀의 소음은 엄청큰것 같은,,,
넘 조용한것도 안좋다 하던데,,,이런소음을 듣고 있는건,,
괜찮은건지,,,이러다 정말 전부 안좋아질까봐 걱정입니다.
이명전문병원이 있어서 찾아가 봤더니,,,
한달 치료비가 3백만원….헉!!
3개월정도 치료 받아봐야 효과도 있고 물론 개인차가 있다고ㅠ..
결국 아직도 치료도 못받고,,
그냥 종합병원에서 진단결과 원인불명,,,??
젊은나이에 노인성 이명이라니,,,약이 없으니,,혈액순환제만 처방해주고..
효과 없고,ㅠㅜ~한달 3백씩 주고 치료받아서라도 이명에서 해방되고 싶은데,,,
3백만원이 적은돈도 아니고,,
회사에서 음악소리등,,,스피커소리에 동료와 실갱이,,
전화소리 안들려서,,매일 2~3번 묻고,,
사장님이 뒤에서 부를때는 꼭 한두박자씩 늦게 대답하고,,,
사장님이 내옆에서 중얼거리는 소리에 오늘은 불렸는줄 알고 따라가기까지,,,망신!!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다들 날 귀먹었나등,,이상하게 쳐다봐요ㅠㅜ
생활 그 자체가 걱정이다
comment at 2008/10/14
한 달에 300만원! 엄청나군요. 그래도 어찌 저찌 돈 잘 마련하셔서 꼭 치료하세요. ㅜㅜ
comment at 2008/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