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얻어 쓸 수 있는 사무실

[ 2009년 07월 29일, 02시 04분] [ 글 갈래 : 나른한 오후에 써봄직한 가벼움 ]

누구는 뜻한 바가 있어 스스로 몸담고 있던 사무실에서 뛰쳐 나와 그 뜻한 바에 달려든다는데, 나는 딱히 뜻한 바도 없으면서 일터에서 뛰쳐나와 지내고 있다. 뜻한 바가 없다보니 뜻하지 않게 정부가 각종 언론장난질을 할 때 언급되곤 하는 20~30대 무직자 통계에 머릿 수 올리고 있다.

뚜렷히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지랖이 넓은 것도 아닌데, 알게 모르게 이 동네 저 동네에 나다니고 있다. 나다니다보면 종종 이전 약속과 다음 약속 사이 시간이 애매한 경우가 있는데, 그 짧은 시간을 커피 한 잔으로 대신하자니 너무 비싸고 이전 약속 시간을 질질 끌 수도 없을 때는 덩그라니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일광욕을 하곤 한다. 별 수 있나?

있다.

가끔 별 수가 생기곤 한다. 시간이 애매해서 난처해하는 걸 눈치챈 어떤 이들은 자기네 사무실이나 회의실 등에서 쉬었다가 천천히 가도 된다며 친절과 배려를 베풀곤 하기 때문이다. 노트북이 참 무거워서 보통은 안 들고 다니는데, 이렇게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질 때엔 노트북이 참으로 아쉽다.

집에선 노트북 화면이나 자판이 이상해지는 이 컴퓨터로 해야 하는 일에 집중을 잘 하지 못한다. 그래서 급한 일이 있으면 일부러 노트북 들고 집으로부터 커피샵으로 도망가서 일을 하곤 한다.

그런데, 만약 많은 분들이 날 마냥 찌질하게만 여기시지 않고 쥐똥만큼이라도 유익하게 여기실 게 있다면, 그때 그때 이 사무실 저 사무실 다니며 자리 하나 몇 시간씩 얻고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 2시간 정도 일하고 1시간 정도는 사무실에서 자리 한 켠 빌려주신 고마운 분들과 얘기도 나누고, 그러다 다른 장소로 이동해서 할 일 치르고 또 1~2시간 일하다가 1시간 정도 그곳분들과 얘기 나누고.

이럴 수 있다면 나날이 많은 걸 배울 수 있을테니 각종 추세(trend)를 다루는 뉴스 사이트 보느라 몇 시간씩 모니터에 얼굴 박고 있지 않아도 되고, 일 집중도도 높을테니 스스로가 게으르다는 자괴감에 빠져 허우적대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G사에서 내려마시는 원두커피도 좋고, U사에 거미줄 쳐져있는 커피포트로 내려마시는 커피도 좋겠고, S사에 있는 무료 다방커피…는 별로니까 그냥 냉수가 낫겠고.

이게 되려면

  • 밖으로 나다니며 일을 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
  • 가벼운 노트북
  •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쓸 수 있는 도구(egg기기 등)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제든지 찾아가도 사무실 한 켠 빌려주시고, 얘기도 나눌 수 있는 분들

이런 요건들을 두루 갖춰야 한다. 지금 내 상황을 보면 이 요건들은 쉽게 갖출 수 있기도 하고, 힘들거나 아예 갖추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머뭇거려진다.

그래도.

그렇게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혹, 이 글을 보시는 분 중 제가 불쑥 찾아뵈어 엉덩이 붙이고 조용히 일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빌려달라고 하면 응해주실 분 계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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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댓글과 엮인글이 있습니다.

  1. Ejang:

    제가 한국 돌아가면 하려고 하는 일이랑 비슷하네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 )


    comment at 2009/07/29
  2. 홍조:

    여긴 용인 명지대학교입니다. 저희 사무실 한편을 빌려드릴께요..언제든지 오세요..


    comment at 2009/07/29
  3. 정윤호:

    U사에 거미줄 쳐져있는 커피포트로 내려마시는 커피도 좋겠고, – 이 U사가 저흰가요? ㅎㅎㅎ

    이사하면 언제든 대환영입니다. :)


    comment at 2009/07/29
  4. 정미영:

    신촌에는 필통 사무실이 있습니다, 오세요. 연세대 정문에서 쭉 걷다 보면 운동도 되고 좋아요. :)


    comment at 2009/07/29
  5. BKLove:

    ㅋㅋㅋ 거미줄…. ^^;
    그것보단 일종의 인테리어 소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사무실 이사가 카운트에 들어갔습니다.
    지금은 좁아서 오시기도 애매하셨겠지만…
    새로운 사무실은 방 하나에서 맘껏 뒹구셔도 무방!


    comment at 2009/07/29
  6. 써머즈:

    제목만 보고는 곳곳에서 얻어 쓸 수 있는 사무실의 리스트가 정리된 글인 줄 알았어요. ^^
    댓글로 러브콜이 쇄도하는 걸 보니 엄청 부럽습니다. ㅠ.ㅠ


    comment at 2009/07/30
  7. 한기성:

    저희 사무실도 가능해요.
    조금 외지긴 했지만…. ^^


    comment at 2009/08/05
  8. Hannal:

    하하, 모두 고맙습니다! “저희 사무실로도 오세요”라는 댓글을 더 기다리느라 답글이 늦었군요. 쿠쿠.
    .
    # Ejang님/ 얼마 전에 블로그에 소개하신 젤리가 이장님께서 하시려는 것과 관련된 것인가요? :D 많은 기대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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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조님/ 오, 용인쪽이군요. 용인쪽에 아는 분이 거의 없어서 가는 일이 없는데 이참에 홍조님과 인연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군요. :) 나중에 밖에서 뵈어 인사와 연락처를 주고 받는다면 용인쪽에 꼭 들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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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윤호님/ 햐햐, 이사하면 집들이에 가면서 제 영역 표시도 좀 해놔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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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영님/ 얼마 후에 있을 그 모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_+ 그걸 계기로 신촌 필통 사무실도 길을 터놔야겠습니다. 하하.


    comment at 2009/08/05
  9. Hannal:

    # BKLove님/ 인테리어 구성품이라. 거미줄보다는 훨씬 아름다운 표현이군요. ^^)b 새 사무실에 놀러가면 오랜만에 Break dance 연습이나 좀 할까요? 넓을테니 말이죠. 쿠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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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써머즈님/ 그렇죠? 아직 세상은 참 살만 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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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기성님/ 조금 애매한 곳이긴 하지만, 사무실과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면야 기꺼이 갈 수 있는 곳이죠. ^^ (그나저나… 한기성 사장님을 뵈니 숙제 안 한 압박감이…)


    comment at 2009/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