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가치와 글들의 가치
개인의 글이 가진 가치를 판단하는데 절대 기준은 없다. 아니, 없어야 한다.
“어제부터 몸이 으슬 으슬하더니 기어코 오늘 몸살이 나더군요.”
라고 글을 쓴 사람이 있다고 하자. 주변 사람이 느끼는 이 글의 가치는 친분이나 목적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 가치 있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 즉 대중이 느끼는 이 글의 가치는 아무래도 낮을 것이다. 이렇게 그때 그때 개인이 기록하는 글은 화제가 개인에 몰려 있다.
아주 많은 개개인은 사회에 속해있다. 반대로 이 사회엔 많은 사람이 있다. 요근래 감기 걸린 사람은 저 사람 말고 여럿 있을 것이다. 몸살 감기 걸린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자신이 감기 걸렸다는 글을 쓴다. 2006년 10월 둘째 주에 몸살 감기 걸렸다는 개인 글이 약 100개 올라왔다. 이 글들의 가치는 어떨까?
나 하나, 혹은 내 주변 몇 명이 몸살 감기 걸렸다고 신문이나 TV 뉴스같은 언론 매체에서 이 소식을 다루진 않는다. 하지만, 이 사회 여러 사람이 2006년 10월 둘째 주에 감기 걸렸다면 한가위 이후 몸살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었다며 유행성 감기니 뭐니에 대한 정보물로 다룬다.
하나일 때 대중 가치가 별로 없었는데, 그것이 모여서 대중 가치를 발한다. 사람들 대다수가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해 가치 없다고 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이 사람들이 일주일 내내 한 가수의 노래를 부른다면 이 노래를 부른 가수가 얻게 되는 이득은 엄청나다. 가치 없는 개개인의 노래 실력이 새로운 가치와 시장을 만들거나 없앤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에 절대 기준이 있는 양, 혹은 자신의 기준이 절대 기준인 양 판단해선 안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쓴다는 네이버 블로그에 가서 ‘칼국수’로 검색해보자. 어디가서 칼국수 먹었다는 쓰레기 글이 가득하다. 이 쓰레기들 사이에서 5분에서 10분만 돌아다녀보면 정말 맛있는 칼국수 집을 찾을 수 있다. 정말 맛있을지 맛없을지 믿을 수 없는 업체의 홍보가 아닌, 아무 대가 없이 정말 자신이 맛있다고 느껴 쓴 글이 가득하다.
이지만 님,
2006년 10월 12일 16시 10분 24초
하하.. 너무너무 잘 읽었습니다.
글 읽고나서 한 1년간 위시리스트에만 있던 ‘대중의 지혜’라는 책을 주문하게되었네요.
Listen to your head 님,
2006년 10월 12일 17시 10분 50초
입만 살아있는 수많은 쓰레기 블로그?…
왠만하면 트랙백을 달지 않는데 하나 달아야겠다. 뭐 나름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보면 일리가 있는 글이다. 땅파서 돈 안나온다. 다음블로그에 무슨기능이 추가됐고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 …
grokker 님,
2006년 10월 12일 17시 10분 37초
재미있게 잘표현하셔서 트랙백을 감히 걸었는데. 안걸리네요. 잘읽고 갑니다.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님,
2006년 10월 12일 17시 10분 41초
그만이 보는 쓰레기 블로그 논란…
웬만하면 논란에 적극적으로 끼여들지 않는 성격의 그만으로서도 요즘 올블쪽에서 보는 각종 논란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감정을 표출하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다음이 블로그에 인쇄 기능을…
폐인희동이의 다이어리 님,
2006년 10월 12일 18시 10분 26초
쓰레기 글들이라고 욕해도 나름 Long Tail이 아닌가?…
MIRiyA님이 좀 흥분하셔서 과격한 단어를 사용하셨지만, 당장 보았을 때 본인들의 신변 잡기로 채워지는 사람들이 찾는 “정보”가 없는 블로그들은 분명 서비스 업체에게 있어 수익보…..
최군 님,
2006년 10월 13일 13시 10분 38초
한날님이 제 글에 트랙백을 거셨길래 감격(?)했는데, 역시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이제 와서 고백하자면 사실 워드프레스로 블로그 운영하던 시절부터 숨어지내던 독자였습니다.
앨런 님,
2006년 10월 13일 14시 10분 57초
명쾌한 글이네요. 공감합니다^^
7828 님,
2006년 10월 13일 16시 10분 34초
음.. 딱 2개의 글을 보았습니다. 이글을 쓰게 된 요인이 된 글과 지금 바로 이글..
여러사람이 비판을 하거나 동조를 하는 상황에서.. 정확한 관점은 바로 잡아야 할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먼저 Miriya 라는 분의 글은 지극히 자극적인 글이었긴 했지만.. 포털사이트에서 바라보는 수익적 측면에 치중을 한 것 같고
한날님의 글은 불특정 다수가 바라보는 정보의 측면에서 작성하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한날님은 한번 뵙고 싶단 마랴… ㅎㅎㅎ
mari 님,
2006년 10월 24일 01시 10분 43초
수면 시간만 몇 년 기록하는 블로그가 있으면 그것도 쓰레기가 아니라 이슈거리일 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정도의 노출증은 용기를 내지 못해 시도는 하지 못했지만요,
대중적인 지지이든 시간의 힘을 빌리든 일단 모든 것의 가치를 미리 재단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mari 님,
2006년 10월 24일 01시 10분 00초
자고 일어나는 시간만 몇 년을 기록하면 나중에 꽤나 인류학적인 자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군중의 힘을 빌리든 시간의 무게를 얻든 모든 일들의 가치를 미리 재단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