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안팎에서 이용자의 교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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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이 홀로 즐기는 게임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넓은 범위에서 사람과 사람간 교류가 이뤄지는 데 있다. 이는 다양한 부가 효과를 일으키는데 가장 큰 효과는 대중이 생산하는 지혜이다. 이런 대중의 지혜는 게임에 게임 개발자가 의도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각종 게임 규칙(Rules)의 변수를 발견하기도 하고, 정밀히 짜여진 게임 규칙에서 꼼수를 발견하기도 한다. 온라인 게임은 홀로 즐기는 게임과는 달리 이런 대중의 지혜를 일으킬 환경이 훌륭한 강점이 있고, 이런 점을 잘 살린 온라인 게임일수록 이용자는 즐길거리가 많다고 느낄 여지가 많다.
물론, 온라인 게임 속 시간을 모두 기록하는(log) 경우 이런 지혜들은 자칫 온라인 게임 사회의 균형에 타격을 줄 때도 있다. 게임 자체에 문제가 있어 아이템 복사가 일어나거나 게임 개발자가 무심코 배치한 조형물을 이용하여 게임 개발자가 의도한 난이도보다 훨씬 쉽게 여러 난관들을 헤쳐나갈 수 있는 상황이다. 게임의 문제를 악용하는 경우라면 게임 개발자들이 미처 몰랐던 문제를 발견하기에, 게임 규칙 정당함 안에서 이뤄지는 꼼수들은 새로운 재미나 흥미거리를 제공하기에 게임 개발사는 이런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래서 게임 개발사들은 이용자들이 온라인 게임 중 교류가 일어나도록 유도하거나 게임 밖에서 교류가 일어나도록 노력한다. 게임마다 특성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게임이 이용자간 교류를 게임 안에서 일어나도록 유도할 필요는 없지만, 교류가 중요한 게임이라면(MMORPG라던가) 교류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대화를 일으키는 점이 중요하다.
기본 탑재의 위력
Microsoft는 자사의 운영체제 풀그림(OS)인 Windows에 Internet Explorer를 무료로(?) 기본 탑재했다. Web browser 시장을 독점하던 Netscape는 여러 전략을 연달아 실패한데다 Internet Explorer 기본 탑재로 인해 큰 타격을 받고 Web browser 시장 대부분을 Microsoft에 내주고 만다.
미국의 리얼네트워크사(社)는 Windows media player를 Windows에 끼워팔았다고 신고했고 엄청난 합의금을 받고 고소를 취하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다음(Daum)社 역시 Windows에 메신저를 끼워팔았다고 신고했다가 얼마 전 합의했다.
여기서 우리가 배운 점은 Microsoft가 끼워파는 풀그림을 개발한 뒤 어마 어마한 합의금을 뜯어내자는 것이 아니다. 끼워팔기, 즉 기본 탑재의 위력이 얼마만큼 무서운 것이며, 그렇기에 Microsoft사가 자사의 풀그림을 Windows에 기본 탑재하지 못하도록 경쟁사들이 기를 쓰고 노력하는 걸 알 수 있다.
개념은 조금 다르지만 인터넷 업계 역시 기본 탑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리고 인터넷 서비스 기본 탑재의 답은 포털이라는 걸 몇 년이 지나도록 답이라 여기고 있다. 물론, 이마저도 최근에는 Web 2.0이니 뭐니하는 거센 흐름에 점차 밀려나고 있고, 힘겹게 포털의 덩치로 버텨내고 있는 실정이다.
Web browser를 열었을 때 기본으로 뜨는 누리집을 자사의 누리집으로 하기 위해 온갖 정보와 서비스를 우겨넣듯 모아놓고 이용자들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이곳에 다 있다고 생각하게 하여 자사의 누리집을 기본으로 뜨게 했다. 마치 명절 때마다 선물 받는 어린이 종합과자선물세트처럼.
그럼 온라인 게임에서는 기본 탑재의 위력을 얼마만큼 활용하고 있을까?
온라인 게임에서 대화 장치 기본 탑재
애석하게도 제대로 활용되고 있진 않다고 생각한다. 기본 탑재 기획은 성격상 User Interface에 속하는데 아직 온라인 게임, 아니 국내 게임 개발자들의 User Interface에 대한 인식에서 User Interface의 비중은 그다지 높지 않은 듯 하다. 아니, User Interface가 중요하다는 건 인식을 하면서도 정작 기획을 하거나 개발을 할 때에 User Interface에 시간을 할애하는데는 인색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이용자가 즐길거리가 편의성보다 더 중요한 게임 특성탓이기도 하다. 자갈이 드글 드글한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건 푹신 푹신한 잔디가 깔끔하게 깔린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건 상관 없이 축구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좋은 서비스가 게임이다. 다시 말해, 놀이에서 중요한 것은 재미이지 편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편의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다는 것이 개발자나 이용자 모두의 인식 수준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편의성 좋은 재미를 만나게 된다. 실은 이미 부분이나마 기존, 혹은 다른 온라인 게임보다 더 편의성을 제공하는 온라인 게임들이 나왔다. 그 중 가장 무난하게 사용되는 요소가 기본 탑재 편의성이다.
온라인 게임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이용자 교류이다. 그리고 이용자 교류의 최소 단위는 대화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화’를 온라인 게임에서 기본 탑재하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이 말에 의아해할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온라인 게임에서 이용자간 대화는 당연히 기본 아닌가?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대화를 할 수 있는 환경이 기본으로 제공되는 것이지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치를 기본 탑재하는 것은 다른 개념이다.
MMORPG를 살펴보자. MMORPG 중 대화 장치를 기본 탑재했는지를 알아보려면 게임 중 아무때나 자판을 두드려보는 것이다. 만일, 별 조작 없이 바로 자판을 두드렸는데 대화창 영역 중 대화입력란에 글자가 다다다닥 쓰여지고 있다면 이 게임은 ‘대화 장치를 기본 탑재’한 게임이다. 그러나 대화를 하기 위해 Enter 단추를 누르거나 별도 조작을 해야 할 말을 입력할 수 있는 게임은 ‘기본 탑재’ 게임이 아니다. 이 게임의 대화창 작동 방식은 특정 상황에 묶여 작동하는 Mode interface의 전형이다.
대화창 작동 방식을 Mode interface로 만들면 당연히 대화하기 불편하다. 이런 작동 방식은 자판을 대화보다는 다른 게임 요소(system)을 즐기는데 활용하도록 한 경우가 보통이다. 예를 들어 전투에 단축 단추로 활용하도록 했다던가. 즉, 이런 요소들이 게임에서 ‘대화’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자판의 기본 작동을 ‘대화창 작동 방식’에 할애하지 않은 것이다.
단지 Enter 단추를 누르는 것뿐인데 얼만큼 차이가 나겠냐 싶겠지만, 실제로 엄청난 차이가 난다. 이런 작동 방식은 앞서 말한대로 특정 상황(mode)에서만 작동하는 Mode interface이다. 즉, 이용자 작동(조작)이 해당 Mode에 갇히면 다른 작동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z는 필살기를 작동하는 단추인데 이용자가 ‘ㅋㅋㅋ’라는 말을 입력하기 위해 Enter키를 누르고 ‘ㅋㅋㅋ’라고 치다가 괴물들에게 둘러싸여 필살기를 쓰기도 전에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용자 잘못, 혹은 실수지만 이용자들은 불편하다고 느낀다.
물론, 대화창 작동 방식으로 Mode interface를 따르는 기획자들은 자신이 기획한 MMORPG에서는 대화보다 다른 요소(예를 들면 전투)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생각이 옳은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정작 서비스 이후에 따지고보니 결국엔 ‘대화’가 더 주효한 경우도 많다. ‘대화’를 필수 요소가 아닌 선택 요소로 하여 얻는 이득보다 더 큰 이득을 거두는 게임 요소(system)을 만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예 카트라이더나 겟앰프드같은 Casual 온라인 게임처럼 게임 정체성 자체를 그렇게 가져가면 모를까.
1편을 마치며
다음 편에서는 게임 밖에서 이뤄지는 이용자간 교류에 대해 떠들어보려 한다.
글이 너무 길어지니 여기서 싹둑.

띠용 님,
2006년 01월 28일 16시 01분 15초
쌱뚝~!
오랫만의 포스팅이네요.ㅎㅎㅎ
나중에 꼭 읽어봐야지.(지금은 친척들의 압박..-_-;-겨우 들어왔었음..ㅋ)
한날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ㅁ^
daybreaker 님,
2006년 01월 29일 00시 01분 56초
여기에 더불어 세벌식 배열이나, 윈도IME가 아닌 날개셋 등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제대로 한글 입력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생기지요. OTL
오예흐림 님,
2006년 07월 4일 11시 07분 06초
잘 읽었습니다. ^^
생각을 해보니 게임을 하다가 엔터를 치거나 체팅 창에 마우스 클릭(이건 최악) 해서 대화를 시작하는 건 되게 불편한 것이었네요.
ㅎㅎ 저가 너무 온라인 게임에 익숙해 져서 이런것을 아무 느낌 없이 받아들인거 같네요.
단축키 등의 여러 충돌 문제가 있지만, 이런 불편함을 개선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 같네요.
그래픽 보다는 게임성과 유저의 편의성을 존중하는 게임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디노 님,
2007년 01월 29일 23시 01분 09초
끼워팔기 얘기가 나오면 항상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예제로 사용이 되곤 하는데, 사실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뜨기 시작한 것은 설치 버전을 제공하던 3.01 버전 부터였습니다. 3.0인지 3.01인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습니다만, 여튼 3.x 버전 때였습니다. 당시 넷스케이프 버전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여러모로 IE가 대폭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넷스케이프의 플러그인 별도 설치 문제였습니다. IE는 3.x 버전에서 플러그인의 별도 설치 대신 액티브X를 도입하면서 필요에 따라 해당 기능이 필요한 곳을 클릭만 하면 설치하게 해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윈도우를 재설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일은 OS 설치 후, 웹 브라우저 설치, 그리고 동일한 기능을 하는 여러 플러그인 중 자신이 자주 사용하기 위해 설치용 파일을 모아둔 폴더를 열어 하나씩 하나씩 설치하는 일이었습니다. IE는 웹 브라우저만 설치하면 됐지요.
기본 탑재되기 시작한 것은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정용 컴퓨터 시장이 대폭적으로 커지던 윈도우 98 또는 OEM 버전으로 나온 윈도우 95 후반 버전(95 OEM 후반 버전, 그러니까 내쉬빌(또는 윈도우 96)이라는 코드명을 갖고 있던 IE+OS 테스트 버전이 나온 이후에 나온 버전이 98 발매 이후에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부터였습니다. 사용자가 늘어나는 시점에 기본 탑재되어 기본 탑재가 넷스케이프의 몰락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 이미 그 이전에 무너졌던 것입니다. 아무래도 반 MS 진영이 많기 때문에 얘기가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의미 있어 보이는 글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조금 안타깝네요.
한날 님,
2007년 01월 30일 22시 01분 30초
동의합니다. 글 내용에서 두루뭉술하게 다루고 있지만 저 역시 디노님 댓글을 동의하고 있습니다.
Internet Explorer 기본 탑재로 Netscape 몰락과 Internet Explorer 장악이 가속화 되었지, 기본 탑재가 웹 브라우저 전쟁 승패를 가르진 않았습니다. 결정 지은 것이지요. 더구나 Internet Explorer가 기본 탑재 될 당시 국내외로 PC 보급 중흥기였기 때문에 더 힘을 얻었습니다.
좀 더 정확한 덧설명을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