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나깨나 말조심과 행동조심

일본. 어떤 책 이름으로도 쓰이고 있는 말대로 “먼나라 이웃나라”이다. 문화나 정서, 역사 측면에서 서로의 마음이 참 멀리 떨어져 있지만 거리는 무척 가깝다. 거리 뿐 아니라 정치, 경제 등 얽히고 싶건 싶지 않건 여러 모로 가깝다.

그 가까운 만큼 일본에서 우리나라 사람이나 우리말을 만나는 일은 생각보다 잦다. 지난 번에 도쿄 타워에 갔을 때도 우리나라 사람을 만났고, 시부야 거리를 거닐다 보면 작은 손지도를 펼쳐 보며 목적지를 찾느라 우리말로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자주 볼 수 있다. 꼭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리말을 할 줄 알거나 알아듣는 사람도 생각보다는 많더라.

가끔 다른 나라에 가면 우리말을 모르겠거니 싶어 함부러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사실 우리말을 알아 듣는 사람은 전 세계 사람으로 따지면 지극히 적은 수이긴 하다. 하지만, 이곳 일본에선 그렇지 않다. 앞서 말한대로 일본에선 우리나라 사람이나 우리말을 접할 일이 상당히 많다. 시부야나 긴자, 신주쿠 등 관광객이나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찾는 장소는 더욱 그렇다.

오늘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이곳 일본에서 욕을 얻어먹었다. 그냥 욕도 아니고 우리말로 욕을 들었다. 성인이 되고 사회에 나와서 누군가에게 직접 지목 받듯이 바로 옆에서 욕을 듣기는 대단히 오랜만이다. 그것도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이라는 다른 나라에 와서 들으니 기분이 묘했다. -.,-a 아니다. 평온하게 똥을 누고 있는데 변기에서 손이 불쑥 올라와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묻는 것처럼 생각도 못한 곳에서 생각도 못한 말(욕)을 들으니 당황스러웠다.

물론, 내가 잘못을 하긴 했는데 그게 욕을 먹을 정도로 큰 잘못이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내게 욕을 한 그 사람이 대단히 화가 나있던 걸 보면 내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큰 잘못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당황해서 무슨 일인지 얘기를 나누거나 사과를 하지 못했다. 이 글을 통해 막연한 그 분에게 사과 말씀을 드린다.

하루 내내 틈틈히 왜 욕을 먹었을까, 곰곰히 생각을 했다. 아직도 주된 이유는 찾지 못했지만, 그래도 뭔가 잘못을 저지른 원인은 인식하는 계기였다.

일본 도심지는 우리나라 도심지 분위기와 매우 비슷하다. 그래서 간혹 이곳이 일본이라는 사실을 잊곤 한다. 그만큼 익숙한 동네이다. 일본 안에서 우리나라라 느끼면 자연스레 우리나라에서 하던 행동이 나오기 쉽다. 습관이나 정서, 문화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행동 중 일부는 일본 사람들에게 실례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식당에서 식사를 기다리는데 종업원이 먹거리를 차릴 때 그릇이나 숟가락 등을 함부러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런 행동은 종업원 입장에선 자신의 영역을 침범 당하는 것이다. 종업원이 그릇 등을 놔줄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는 것이 낫다. 하지만 성격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종업원이 그릇을 놓는 동안에 잠시 식탁 위에 모여 대기 중인 그릇을 스스로 적절한 위치에 옮겨 놓는다. 며칠 전에도 한 두 번 습관처럼 그릇에 손을 대다가 종업원이 쏘아주는 눈총 몇 번을 받아 먹곤 했다. (아휴~ 꼬순내...)

내게 강한 욕을 해서 반성하게끔 만든 그 여성분이 우리나라 사람인지 일본 사람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분명 우리말을 하긴 했지만, 일본말은 유창하고 우리말은 묘하게 발음이 어색했다. 게다가 사람에게 뭔가를 따지는 방법도 우리나라 사람들 같진 않았다. 확실한 것은 내가 무의식 중에 우리나라에서 하던대로 행동하다 어떤 이에게 불편을 끼쳤다는 사실이다. 반성할 일이다.

일본에 여행을 가거나 오려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일본은 가까운 곳에 있는 나라이다. 우리나라 사람도 많고 우리말을 할 줄 알거나 알아듣는 사람도 제법 있다. 일본에서 우리말을 알아듣는 사람이 있겠어? 라는 생각으로 긴장을 풀다가 괜한 빨간 휴지, 파란 휴지 상황같은 봉변(^^;) 받지 말고, 좀 더 긴장하며 서로 즐겁고 피해 안가는 나날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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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3 22:01 2007/09/03 22:01

일본 사람들에게 자전거는...

주 생활 속 자전거

일본 드라마나 영화, 혹은 만화를 보면 자전거 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난 이런 장면을 보며 “아~ 일본 사람들은 자전거를 많이 타는구나” 하고 넘기곤 했다. 그런데 일본에서 지내다보니 많이 타는 모습이 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자전거 타는 사람 수를 보며 신기해하지만(?) 곧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전거 타는 문화와 많이 다른 점을 신기해하게 된다. 어째서 MTB 자전거나 접는 자전거 같은 건 거의 보이지 않고 옛날에(?) 아저씨들이 타던 자전거가 대부분일까. 하루 종일 도쿄 거리를 걸으며 수 많은 자전거를 봤는데 신기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보던 자전거를 이곳에선 거의 볼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없던 자전거를 이곳에선 흔하게 볼 수 있는 반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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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다시피 자전거는 이동 수단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자전거는 조금 다른 도구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전거는 “생활 운동”, “레져” 성격이 강하다. 인라인 스케이트 느낌이랄까? 이동 수단인 건 변함없는 사실이며 자전거엔 이동성이 대단히 중요하지만,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어딘가로 이동하는 기능성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 이동성에 중점을 맞추면 우리나라에선 주요 이동 수단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대중 교통비가 싸기 때문이다.1 정확히 말하면, 서울에서 대중 교통을 타고 이동을 할 때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급히 이동하거나 자전거를 타는데 몇 가지 제약(크건 작건)이 생기면 자전거는 이동 수단으로써 밀려나기 일쑤이다.

일본은 좀 다르다. 이동 수단이라는 점에선 같지만, 운송 수단으로도 쓰는 점은 다르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도 자전거를 이동 수단 뿐 아니라 운동 수단으로 쓰지만 그 수는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자전거에 뒷안장을 달거나 앞에 바구니를 단 자전거를 쉽게 볼 수 없지만, 일본에선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런 도구를 자전거에 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장바구니나 메고 있던 가방을 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심지어 앞바구니에 먹을 것을 놓고 자전거를 타면서 먹는 광경도 봤다. (물론 흔한 광경은 아니다)

즉, 일본에서 자전거는 생활 속에 늘 함께 하는 도구 중 하나라면, 우리나라에서 자전거는 주 생활에서 조금 떨어져서 운동 기구 중 하나이다. 지나친 일반화 같겠지만 두 나라에서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놓고 보면 이런 표현이 지나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자전거 타고 다니기 좋은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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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얘기일 수 있지만, 일본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렇게 쓰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우선 자전거 외 이동 수단들은 비싸다. 예를 들면, 오토바이나 자동차, 대중교통 모두 비싸다. 오토바이나 자동차 값이나 기름값은 일본이 더 싸지만2 이들을 유지하는 비용은 만만찮다(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다룰 예정). 돈이 덜 드는 이동 수단인 자전거가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다. 대체로 자전거는 대중 교통을 이용할만큼 먼 거리를 이동할 때 쓰기 보다는 걷기엔 좀 거리가 있을 때 쓴다. 우리나라에선 이런 경우 대체로 자가용을 쓰지만 이곳에선 자전거를 쓰는 것이다.

자전거를 탈 수 밖에 없다고 치더라도 자전거를 타기 안좋은 환경이면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나라는 자전거를 타기엔 아직 좋지 않다. 단순히 도로 문제 뿐 아니라 자전거를 세우는 곳 역시 대단히 부족하다. 일본은 그런 점에 있어서 대단히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카와사키현에서 시부야, 미나토 등 몇 몇 동네를 골목길로 이리 저리 다녔는데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다 멈출만한 곳엔 어김없이 자전거 세움터가 있었다. 공용 자전거 세움터가 멀리 있더라도 다가구 주택들 상당 수는 자전거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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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에 있는 어느 자전거 세움터.

자전거를 세울 공간이 따로 없더라도 자전거에 있는 휴대성을 잘 살려 목적지 부근 아무데나 세워도 될 것이다. 하지만, 출퇴근을 하거나 몇 시간 동안 자전거에서 떨어져 일을 볼 때는 아무데나 세우기 부담스럽다. 누가 망가뜨리거나 훔쳐가면 어쩌지? 하는 신경도 쓰인다. 하지만, 자전거 전용 공간이 있다면 한결 마음이 편하다. 일본은 이런 시설물이 대단히 잘 되어 있다.

또, 좋은 점은 신호 시간이다. 일본 거리에서 사람이 건너는 신호 시간은 우리나라보다 길다. 고작 5m짜리 작은 찻길인데도 사람용 신호등에서 건너는 신호는 거의 40초나 됐다. 우리나라는 몇 년 전까지도 8차선 도로에서 사람용 신호 시간은 고작 45초였다. 사람이 건너는 신호 시간이 자전거와 무슨 상관이 있는 지 궁금할텐데, 이 신호가 길면 길수록 길을 건널 때 사람과 자전거가 뒤엉키는 정도가 덜하다. 건너는 신호 시간이 짧으면 사람들과 자전거가 얼른 건너려고 한 번에 우루루 몰려서 뒤엉키게 되고 그러다 보면 부딪힐까봐 서로 불편해진다.

아쉽다, 우리나라

12시간 동안 도쿄 동네 곳곳을 걸으면서 대단히 많은 자전거를 봤다. 1,000대 이상 본 것 같다. 거리를 누비는 자전거는 물론, 동네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자전거 세움터와 그곳에 세워져 있는 자전거들. 주거지만 돌아다녔기 때문이 아니라 번화가인 시부야 한 가운데서도 많은 자전거를 봤다. 심지어 시부야 중심지에서 북서쪽에 잔뜩 있는 호텔/모텔 지역에서도 장바구니 단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여럿 봤다.

이런 환경이나 문화가 참 부러웠다. (우리나라에서)막연히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를 타자며 자전거 타기 운동를 강요만 하지 말고, 자전거 다니는 길이라며 사람 다니는 길에 붉은 흙을 깔지 말고, 자전거를 타고 다닐만한 환경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물론, 일부 동네에선 이런 시설물을 설치하고 있으며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정부 기관 말을 들은 지 여러 해가 지나도록 아직도 매우 아주 많이 부족하다. 너무 더디다. 많은 돈을 들여 사람 다니는 도로에 돌 싹 들어내고 다시 까는 건 매년 빠릿 빠릿하게 하면서 정작 자전거를 세우고 묶어 둘 수 있는 장치 몇 개 두는 건 몇 년씩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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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았지만 자전거를 세우는 쓰임새로는 충분한 거치대.

크고 화려하고 뛰어난 시설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자전거를 세울 수 있고, 자전거와 사람이 신호를 서둘러 건너느라 뒤엉켜 서로 불편하지 않는 긴 신호 시간처럼 작아서 잘 눈에 띄이지 않지만 실은 매우 우릴 편하게 하는 요소들을 바라는 것이다.

생활 속 이동 수단이자 운송 수단으로 자전거를 많이 쓰는 일본 사람들. 그리고, 그렇게 하기에 좋은 환경과 문화. 우리나라에서도 얼른 이런 환경과 문화가 자리 잡기를 바라본다.

덧붙임말
  1. 우리나라와 일본 대중 교통과 대중 교통비 얘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여기선 서울 대중 교통비는 일본 대중 교통비에 비해서 대단히 싸다. [제자리로 가기 ]
  2. 산겐자야(さんげんざや)에서 본 어떤 주유소에서 휘발유 값은 1리터 당 우리 돈으로 1300원 정도였으며, 서울 송파구 오금동 한 주유소는 1리터당 1700원 정도였다. 현지인 체감 물가를 감안하면 일본 사람이 느끼는 기름값은 우리나라 사람이 느끼는 기름값의 40~50% 수준이다. 간단히 말해서 1리터당 800~900원 느낌이라는 얘기다. [제자리로 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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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4 11:29 2007/08/24 11:29

일본 도쿄 체감 물가

비싼 서울 물가, 더 비싼 도쿄 물가?

얼마 전, 서울 물가가 아시아 중에서 가장 비싸다는 기사를 봤다. 아시아 나라 중에서 가장 비싸다는 얘기는 서울 물가가 도쿄보다 비싸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또, 여러 일본을 다녀 온 여러 사람들도 우리나라(대한민국) 물가가 일본 물가를 제꼈다는 말을 많이 한다.

정말 그런지 얼른 공감이 안갔다. 일본에 온 지 3주차에 접어든 입장에선 여전히 당연코 일본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비싸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서울과 도쿄 물가를 비교했고, 결론은 서울과 도쿄 체감 물가는 거의 비슷하거나 서울이 조금 더 높다고 내렸다. 하지만, 나한텐 이곳 도쿄 물가가 서울에 있을 때보다 1.5~2배 가량 더 비싸다. 왜 그럴까?

돈 쓴 내역

나라마다 물건이나 서비스 값은 다르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교할 때 흔히 쓰는 것이, 우리나라는 서비스 이용료가 일본보다 싸고, 일본은 공산품 값이 우리나라보다 싸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그래서 단순히 물건이나 서비스 이용료 몇 가지로 물가를 비교하긴 쉽지 않다. 그래서 일정 기간 동안 사는데 드는 돈으로 비교를 했다. 여기서 드는 예는 내가 서울과 도쿄에서 2주를 사는 데 드는 실제 돈 내역이며, 물가를 비교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나 요소 중에서 실제 돈을 쓴 내역으로 비교한 것은 그나마 내가 몸으로 겪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 외 것은 내가 일본에 오래 산 것이 아니라서 나 스스로 얘기하기 어색하다)

  서울 (서초동)
도쿄 (시부야)
한 끼 밥값 5,000~6,000원 700~900엔
하루 교통비 1,000원 월 정기권 7,900엔
이외 5,000엔
2주 유흥비 50,000~100,000원 10,000~15,000엔
기타 50,000원 이하 7,000엔 이하
총합 약 216,000원 약 33,650엔

위에서 방값은 우리나라에선 부모님 댁에 얹혀 살기에, 일본에선 회사 숙소에서 지내기에 뺐고, 수도세나 전기세 등은 아직 일본에서 청구서를 받지 않아 뺐으며, 통신비 등은 일본에서 전화기를 쓰지 않기 때문에 뺐다.

밥 값은 아낄려면 더 아낄 수 있지만, 보통 회사 사람들이 가는대로 이끌려 가는 회사 주변 식당에서 먹는 비용으로 산출했다. 난 주말에도 바깥에 나가 혼자 밥을 먹거나 커피샵에 가서 “오늘의 커피” 한 잔 시켜두고 책을 읽거나 노트북으로 할 일을 하곤 한다. 이런 커피값 등은 “기타” 항목에 넣었다.

교통비는 비교하기가 어렵다. 국내에선 정기권이 없지만 일본에선 구간 단위로 정기권을 쓸 수 있다. 우선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기본 요금 900원에 추가 요금 100원이 붙어 하루에 2,000원씩 들었다. 버스와 지하철을 한 번 갈아타지만 환승할 때 돈이 들진 않는다. 일본에선 숙소와 회사가 같은 구간에 있어 월 7,900엔짜리 정기권을 끊어 타고 있다. 이 구간 안에선 몇 번을 타건 무료다. 하지만, 다른 구간에선 별도로 표를 사야 하며, 환승할 때마다 돈을 내야 한다. 환승할 때나 다른 구간을 이용할 때 드는 돈은 “이외 5,000엔”으로 뺐다.

2주 유흥비는 우리나라에 있을 때 3~4번 정도 유흥을 즐겼고, 일본에선 2주 동안 4번 정도 즐겼다. 정확한 비용을 산출하지 못한 이유는 여럿이서 먹고 머릿수대로 돈을 나누는 과정에서 돈 계산이 어영부영 되어 정확하게 얼마가 들었는지 얼른 파악이 안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기타”엔 평소엔 잘 들지 않아 불규칙하게 돈이 나가는 항목이다. 가끔 군것질을 한다든가 물잔을 산다든가 필기구를 사는 식이다.

이렇게 해서 산출한 합계는 우리나라에 있을 때 216,000원, 일본에선 33,650엔이다. 현재(2007년 8월 21일) 환율로 100엔 당 850원으로 계산했을 때 약 286,000원이다. 일본에서 7만원 정도 더 쓴 셈이다.

자, 그러면 일본 현지에서 2주 동안 286,000원은 어느 정도 가치일까? 이걸 알려면 내 또레 일본 사람들 평균 월급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한다. 정확히 알 순 없지만 IT업종에서 근무하는 20대 후반이 받는 평균 월급은 480만엔 정도라고  한다. 그럼 우리나라에선 어떨까? 정확한 자료를 찾진 못했지만 여러 기사들을 종합했을 때 평균 200만원 정도였다.
(위 값은 이외 여러 기사를 참조한 결과 저 정도 급여를 평균으로 잡아도 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환율 계산하고 세금 이리 저리 계산하면, 대충 두루뭉술하게 잡아도 20대 후반인 일본 사람은 한 달에 약 300만원을, 우리나라 사람은 약 200만원을 번다. 300만원에서 286,000원은 9.5%이고, 200만원에서 216,000원은 10.8%이다. 즉, 우리나라 사람이 조금 더 비싸게 느끼거나 거의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바로 나다.

나는 월급을 우리나라 급여 정책 등을 고려해서 우리나라에서 받고 있고, 생활은 일본에서 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200만원을 월급으로 받고 286,000원을 2주간 쓴 것이다. 200만원에서 286,000원은 14.3%이다. 우리나라에 있을 때보다 약 1.3~1.5배 더 돈을 쓴다는 계산이 되는데, 실제로 그랬다.

물론, 내 월급이 200만원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예를 들면, 저렇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받는 급여 기준으로 돈을 받고 생활은 일본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체감 물가는 더 비싸다. 즉, 우리나라에서 받는 월급을 기준으로 봤을 때 생활하는데 돈이 더 나가는 것이다. (아직 월급 전이라 해외 출장/파견비는 계산하지 않았다.)

게다가 환율은 무시할 수 없는 무서운 복병이다. 내가 일본에 올 당시 환율은 100엔당 800원이었고, 며칠 전 환율 널뛰기 때 100엔당 900원까지 오른 적이 있었다. 100엔당 100원 차이는 2주 동안 51,650원, 약 51,000~52,000원이 그냥 사라졌다 생겼다 하는 차이이다. 난 아무짓도 안했는데 돈 5만원이 그냥 생겼다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 달이면 10만원이다.

결론

교육비, 통신비, 전기세(일본은 전기세가 우리나라보다 더 싸다) 등을 감안하지 않긴 했지만 우리나라 물가는 도쿄보다 상당히 더 비싸긴 하다. 물론, 자동차를 몰 경우 주차비나 자동차 세금, 보험비 등은 우리나라가 더 싸다고 하지만, 이것 저것을 다 따져도 우리나라 물가가 일본보다 더 세다고 하며, 체감 물가도 그렇다. 왜냐하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과 들어오는 돈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지 사람들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돈을 버는 우리나라 사람이 일본에 와서 돈을 쓴다면, 일본 물가가 훨씬 세다. 약 1.5배 정도 잡으면 된다. 꼭 일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배낭 여행을 할 때 우리나라 안을 돌 때와 일본 안을 돌 때 차이는 상당히 날 것이다. 비행기 값을 제외하더라도 생각 외로 돈이 팍팍 나간다.

그러니 서울 물가가 도쿄 제쳤다는 기사만 믿고, 일본 여행에 드는 돈이 부담 없을 거라는 오해를 하면 고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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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2 12:01 2007/08/22 12:01

후타코 타마가와 불꽃놀이 구경

지난 토요일(2007년 8월 18일), 카와사키현에 있는 후타코 타마가와(二子玉川, ふたこ たまがわ)역 근처에서 불꽃놀이(하나비)를 했다. 저번에 긴자와 도쿄타워 나들이 때 봤던대로 곳곳에서 유카타를 입는 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체 왜 불꽃놀이 하는데 유카타를 입는걸까? 불꽃놀이와 유카타 관계에 대해 꼭 알아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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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도 유카타를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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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도 유카타를 입고.

나는 미조노구치 역 부근에서 지낸다. 불꽃놀이를 할 곳은 걸어서 10분 거리로 가까웠다.  미조노구치 역 앞에서 모두 모인 후 목적지로 향했다.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가 많았는지 미조노구치 역 부근에서 먹을 것을 준비하며 걸어가는 이들이 많이 보였다. 우리도 저 사람들처럼 미리 먹을 것을 사가야 하는 것 아닌가 했지만, 그곳에 가면 포장마차 같은 노점상이 많아서 이곳 저곳 다니며 먹을 것 먹느라 불꽃놀이 구경하기도 바쁘다는 JH님 말에 후타코 타마가와 역쯤 가서 캔맥주나 사기로 했다. 캬아. 만화책에서나 보던 노점에서 군것질하며 붕어도 잡고 그러는 거야?! 라고 두근거려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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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 장소로 가는 방향쪽 길을 막은 경찰들

차가 다니지 못하게 길을 막은 덕에 걷기엔 괜찮았다. 비가 올 것처럼 날도 흐려서 덥지도 않았다. 다만, 목적지에 가까워지면서 길에 사람이 많아졌고, 이러다 맥주 마저 못사는 것 아닌가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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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철 맞은 먹거리 가게들은 일제히 가게 앞에 자리를 마련해 먹거리를 팔고, 편의점은 사람으로 붐볐다. 꼬치나 도시락을 파는 노점은 사람들이 20m 정도씩 줄을 서기도 했다. 저렇게 길게 줄을 서면서까지 먹을 것을 사는 모습이나 커다란 도시락 가방을 들고 걸어가는 가족 모습을 보며 점점 불안해졌다.

혹시... 이번 불꽃놀이엔 노점이 없는건가!

훗. 하지만, 우리에겐 JH님이 계셨다. 우린 JH님을 믿고 강가로 향했다. 그곳엔 이미 사람이 가득 차있었다. 하긴, 이른 낮부터 이미 좋은 구역엔 사람이 가득 차있었다.

불꽃놀이 가기 전에 JH님이 하셨던 말이 하나 더 있었다. 노점 사이로 다니며 먹을 것 먹기도 바쁘기 때문에 돗자리 펴고 앉을 새 없다는 말. 그래서 우린 돗자리를 따로 준비해가지 않았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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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돗자리를 펴고 앉아 도란 도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제 제대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정말로 이번 불꽃놀이엔 노점이 없는건가!

그랬다. 없었다.
시간은 오후 6시 30분경. 7시부터 불꽃놀이 시작. JH님과 나, BK님은 서둘러 뭐라도 먹을 것을 사러 나갔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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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해서 보이지 않는 저 먼 곳도 이미 사람으로 꽉 차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헤치고 나가기는 참으로 어려웠다. 전투하듯 앞으로 나아가는 JH님. 잘못 접한 정보를 우리에게 주어 저녁 내내 쫄쫄 굶게 된 우리에게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아니 뭐... 배가 고프긴 해도 캔 맥주 마시면 대충 견딜 수 있을텐데...

어쨌건 우린 사람으로 가득 찬 길을 200~300m 가량 걸은 끝에 편의점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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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JH님에게 무지 미안했다. 편의점도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점령 당했다. 우리가 서있는 곳에서 살 수 있는 것이라곤 칫솔이나 가글액, 스타킹 정도였다.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 껌이라면 가능했을까? 하지만, 어디서 뭘 사건 긴 줄을 서서 조금씩 계산대를 향해 걸어가는 일본 사람들을 보건데, 계산대 부근에서 껌을 사고 계산 새치기를 할 용기는 전혀 들지 않았다.

결국 우린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패배자가 되어 다시 20분 동안 사람 숲을 헤치고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불꽃놀이는 얼마 전에 시작했다.

중간에 사진기 전지가 다 되어 진짜 멋진 후반부 볼거리를 다 놓쳤다. 마치 계획에 따라 불꽃을 터뜨리다가 나중엔 귀찮아져서 있는 화약 다 터뜨린 것처럼 화려하고 멋졌다. (말 앞과 뒤 분위기가 묘하게 이상하네?)



불꽃놀이는 오후 8시에 마쳤다. 그러니까 1시간 동안 했다. 우린 다시 사람으로 꽉 찬 길을 따라 출발했던 지점인 미조노구치 역으로 향했다. 우린 그냥 400엔짜리 도시락만 사들고 들어가도 괜찮은데 JH님은 내심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려는 듯 식사 자리로 우리를 이끌었다. 뭐 분위기를 보아하니 저녁 식사를 쏘실 분위기길래 난 따로 여론에 따랐다. 즉, 우린 JH님이 이끄는대로 따라다녔다. 하하.

그리하여 우리가 간 곳은 부대찌개 집이었다. 그냥 부대찌개 집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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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파게티와 자장면 값이 같은 부대찌개 집이었다. 아니, 그보다 어째서 짜파게티가 780엔이나 하는거야?

부대찌개도 비쌌다. 1인분에 약 1200엔이었다. 공기밥은 별도이며 한 공기에 약 200엔. 즉, 부대찌개 먹는데 한 명당 1400엔이 드는 셈이었다. 오늘자 환율 감안해서 1인분에 약 13,000원짜리인 부대찌개는 이렇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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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뭔가 달라. 파가 저렇게 많은 게 부대찌개일 리 없어. 게다가 잔뜩 끓였는데 왜 국물색은 주황색이 되지 않고 그냥 빨갛냔 말이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먹는 먹거리는 마냥 맵다고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의외로 일본 사람들 취향이 매운 쪽이라서 현지화를 한 결과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5,000~7,000원 주고 사먹던 부대찌개는 아니었다. 먹으면서 매워서 땀을 삐질 삐질 흘려야 하다니... 부대찌개라는 이름을 쓰지 않았더라면 개성있고 매콤 알싸해서 맛 괜찮은 일본 고유한 찌개라고 생각 했을텐데, 13,000원짜리 부대찌개라고 생각을 하자 왠지 당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배고픈 우리였기에 땀 흘려가며 맛있게 먹었다. 다른 자리 사람들은 매워서 맥주나 다른 먹거리(우리나라에 저런 이름을 가진 먹거리가 있었던가?)를 함께 천천히 먹었는데, 우린 연병장 집합을 앞둔 이등병처럼 전투하듯 먹어치웠다. 돈은 각자 1,000엔씩 내고 나머지 돈은 JH님께서 책임지셨다. 만세!

저번에 봤던 불꽃놀이는 생각보다는 멋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불꽃놀이는 정말 멋있었다. 촬영하지 않았더라면 더 즐겁게 즐겼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글 마무리는 JH님 이야기로 마치련다. JH님은 저녁 식사로 적잖은 돈을 부담하셨다. 이 세계에 소환된 터미네이터처럼 나타나 우리 저녁을 구원해주신 JH님을 위해 사진 한 장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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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쓰기 : 작년 분위기는 훈훈했네요. 참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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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9 19:08 2007/08/19 19:08